한 줄 평: 경쾌하다. 데스메탈을 듣는 듯 파괴의 진격.
제 작품을 리뷰해 주세요. 란 부탁은 너무나 어려운 부탁이다. 난 집중되는 에너지를 여러개로 분산시켜 적절하게 배치하지 못한다. 하나의 작품을 읽고 그 작품에 온전히 사고하는 것도 어려운데, 여러개는…. 작가님 혹은 독자님께 죄송하지만 난 그런 것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하나의 작품만을 읽고 리뷰하려고 한다.
일본 소설인 바카노가 떠올랐다. 가볍고 경쾌하게 전개된다. 재밌냐고 묻는다면, 말초적 재미가 있다. 이 글은 엔터테인먼트다. 그것에 적절하다. 나는 사색과 철학적 담론 등등에 자신 있지만 이렇게 자극과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에 대해서 평가를 하기 어렵다. 이런 작품에 대해서 평가할 땐 사실 3글자 아니면 4글자로 이야기가 갈린다.
재밌다. or 재미없다.
(이 앞 스포일러 있음.)
일단 시체를 치우는 2인조라는 부분은 흥미가 생겼다. 내 독특한 취향일 수 있지만, 난 ‘메인’ 스러운 것 보다 ‘사이드’에서 좀 개성적으로 튀는 애들을 좋아한다. 그런 캐릭터들만의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면 즐거워진다. 여기서도 난 그런 느낌을 받았다. 다른 갱스터 이야기에선 엑스트라처럼 살짝 얼굴만 비칠 놈들이 여기선 하나의 사건을 담당한다. 사건 자체는 평범했지만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렇게 짧은 소설에서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게 도둑놈 심보다. 다만 좀 더 색다른 맛을 추가했어도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문장이 재밌었다. 직관적이고, 비속어를 섞은 쌈마이가 좋았다. 보통 다른 데서는 이런 문장을 저급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게 이 소설의 맛이다. 통쾌하게 후려 갈기는 문장은 적절했다. 다만 묘사가 극단적으로 적은 점은 아쉬웠다. 보는 것, 생각하는 것 하나하나를 비틀게 비웃으며 유쾌한 분위기를 줄 수 있을텐데. 찰지게 욕하면서 키득거리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들었다.
묘사와 더불어 이 소설에서 부족하다고 느낀 것이 있다. 소설 내 몰입 할 수 있는 장치다. 좀 더 실감나게 만들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서 ‘콜린(나)’가 웨이드에게 행동을 조심하라고 시계를 사줬었는데. 일을 하러 가는 도중 보니 시계를 안차고 왔다. 그리고 결국 사고를 친다. 아니면 콜린의 앞니에 금니가 있다면 좀 더 소민식적인 악당의 분위기를 줄수 있지 않을까? 이런 사소한 장치 혹은 소품들이 캐릭터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개성이 캐릭터를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할텐데, 이런 부분들이 부족했다.
결국 코믹한 요소들은 재밌지만 이 소설이 낼 수 있는 최대의 맛을 보지 못했다. 이 소설은 더 재밌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