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이 되면 자취방 청소를 하곤 했습니다. 다가오는 금요일 (9/1/2017) 이 공교롭게도 제가 맡은 일의 마감일이라 또 딴짓이 하고 싶네요. 남편과 행복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주말 출근을 택했으면 일을 해야는데 말입니다. 10대 버릇 30대까지 가는 건 확실한가 봅니다.
각설하고, 이번 8월 초였던 거 같습니다. BritG를 알게 되고, 처음 접한 작품이 이산화 작가의 “증명된 사실”이었어요. “단문응원”보다 길게 적을 수 있는 “리뷰”를 택하긴 했는데 뭐 형식이 따로 있는 건 아니겠지요? 그냥 review 해 보겠습니다.
이산화 작가는 증명된 사실을 바탕으로 또 하나의 theory 를 말합니다. 증명된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 theory 가 참일 수밖에 없어요. 마지막에 머리를 띵 하고 얻어맞은 기분이었지요.
저는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죽은 자는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고민했었어요. 고민만 했죠. 제 역량 부족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 와중에 최재천 선생님의 책을 접합니다. 주고 곤충을 연구하시는 분인데 그분이 적으신 글을 읽게 되어요. 그분이 정확하게 그런 말을 했는지는 책이 지금 제 손에 없는 관계로 단언할 수 없지만 제 불완전한 기억으로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죽으면 소멸한다고요. 죽으면 육체와 정신이라는 에너지는 작은 단위로 reduce (적절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나네요 죄송) 되면서 결국에는 흩어지고 만다.
그러고 어렸던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에너지 보존법칙. 에너지가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될 때 총합은 일정하다. 그러니까 육체와 정신이라는 에너지는 reduce 되면서 다른 형태로 변환되고 그게 결국에는 산산조각이나 총량은 변함이 없지만 걍 흩어지고 만다.
그러면서 잡생각을 많이 하는 저는 도가철학을 또 연상하게 돼요. 도는 이곳과 저곳에 산재한다.
예전에 전 큰 사고를 당한 적이 있었어요. 어린 나이였는데 그 사고로 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정말 많이 죽었죠. 제 스스로 죽음의 문턱을 밟았던 기억과 나의 주위 사람들이 한 끗 차이로 나를 뒤로한 채 이 세상에서 out 되는 경험을 겪으면서 저는 정말 궁금했어요.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어차피 산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가정은 가정일 뿐이고, 소설은 소설일 뿐입니다. 해답은 제가 죽어야 얻을 수 있겠죠. 제가 단문응원을 통해 작가께 물었어요.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전에 빠른 속도로 지구는 멀리 이동한다면 중력의 법칙에 적용받지 않는 영혼이 어떻게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지박령이 될 수 있는지요. 작가는 영혼의 ‘의지’가 어느 정도 작용할 수 있다고 언질을 줘요.
그냥 그것만으로도 저는 안심했습니다. 저는 노자의 도도 좋고, 최재천 선생님의 계속 계속 나뉘어 소멸하는 에너지도 좋고, 이산화 작가의 우주로 떨어지는 영혼도 좋아요.
재미나고 기똥찬 상상을 들려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정말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