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이해하고서야 정말로 끝을 낸, “나의 첫 장례식” 감상

대상작품: 나의 첫 장례식 (작가: 박꼼삐, 작품정보)
리뷰어: 쥰노, 2시간 전, 조회 8

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나의 첫 장례식>, 제목을 보고서는 누구의 그리고 어째서 첫 장례식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첫 장례식’이라는 표현 자체가 익숙하지 않게 다가왔기 때문이었어요. 소설을 결말까지 다 읽고서야 첫 장례식이라는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소설 속 장례식의 주인공은 바로 화자의 누나였습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던 누나의 죽음. 그래서 주인공인 화자는 장례 후에 누나의 방은 본인이 정리를 하기로 하며, 누나의 물건들을 살펴보다가 누나가 정리해둔 사진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누나의 사진 속 장소를 따라 누나의 흔적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되지요. 그 길에서 주인공은 가족의 과거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고, 누나를 떠올려보기도 하며 그 공간의 사람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쩐지 누구일지 조금은 예측을 하게 되었던 낯선 여자. 그 사람을 만나게 됨으로써 누나의 죽음에 좀 더 다가가게 되는 주인공.

누나의 죽음으로 시작한 짧은 소설이었지만, 누나의 죽음 이후의 슬픔과 안타까움보다는 누나의 흔적을 밟아가는 과정을 매우 일상적인 시선에서 감성적으로 녹여낸 작품이어서 좀 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의 장르가 판타지로 분류되어 있어단 말이죠. 읽는 내내 다소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 판타지적인 요소가 작품의 후반부에 예상치 못하게 등장을 하면서 처음에는 솔직히 ‘이걸 꼭 판타지적으로 풀어냈어야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다시 생각을 해보니 그렇지 않고서야 누나의 죽음도 그리고 누나의 죽음을 (마지막 장면처럼) 그런식으로 애도하는 장면을 그려낼 수는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그 죽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누나의 진심과 영혼이 담겨있는 알갱이들을 챙기는 그 장면 자체가 작품에서 말하듯 진짜 장례식이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 속편이 있다면, 누나의 목소리로도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고요.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길지 않은 소설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갔지만 작품이 주는 여운은 다른 어떤 소설들보다 오래갔습니다. 누나의 마음이 도대체 얼마나, 또 어땠을지 계속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그녀가 약을 먹는 선택지를 선택했다 하더라도, 과연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요. 마음이 저릿해지고 여운이 길었던 감성적인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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