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다른 세계의, 우리보다 높은 차원의 존재에게 초청을 받는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누군가는 인간을 한참 뛰어넘은 과학기술을 받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우주의 비밀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어쩌면, 오히려 우리가 그들에게 스승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작품은 한 학교의 동아리가 우연히 더 높은 차원으로 통하게 되는 포탈을 열게 되는 이야기와 그 이전/이후에 나타난 일을 3인칭 시점으로 다룬 소설입니다. 연화고의 평범한 학생이었던 이 셋은 어느 날, 다른 세계로 통하는 포탈의 제작법을 알게 됩니다. 가장 먼저 그 방법을 알게 된 김은조는 나머지 두 학생과 손을 잡고 ‘개척반’이라는 이름의 동아리를 만들게 되고, 결국 차원 너머로 도약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관문을 만드는 방법이 높은 차원의 초과학 같은 방법이 아닌, 비과학적이고 어찌 보면 오컬트적으로까지 느껴지는 ‘꿈’ 이라는 점입니다. 작중에서 개척반의 세 회원들은 꿈, 적확히 말하자면 공유몽을 통해서 차원 관문을 열게 됩니다. 그들은 ‘로라’ 라고 부르는 방법을 통해 결국 관문을 열고 다른 차원으로 향하게 됩니다.
몇몇 독자들은 앞서 말했듯 지나치게 비과학적으로 보이는 차원 관문을 여는 방법에 거부감을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그 방법이 결국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서로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말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세 관문의 제작자들은 서로를 이해한 끝에 결국 관문을 여는 데 성공했고, 그걸 넘어서 자신들이 도착한 차원의 존재들마저 인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살면서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해 서로 화내거나 다투곤 합니다. 자신이 아닌 타인을, 자기와는 전혀 다른 관점과 의식을 가진 존재를 온전히 ‘이해’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가 누군가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손을 맞잡고 친구가 된다는 건 너무나 아름다운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언젠가 현실의 우리 인류도 서로를 이해하고, 다춤을 멈추고, 손을 맞잡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