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가는 초능력 감상

대상작품: 가위바위보 세이브 어스 – 1 (작가: 백곶감, 작품정보)
리뷰어: 일요일, 2시간 전, 조회 5

만약에 어떤 사람이 우주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가장 센 사람이 되었다는 걸 대체 무슨 수로 알 수 있을까? 어디가서 무언가를 때려부수든 싸움을 걸든 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이 정말로 우주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 되었다는 걸 알기는 어렵다. 그걸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하제일 무술대회가 열리고 거기에 그 사람이 참가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그 능력이 가위바위보라면 어떨까. 그렇다면 세계 최강의 가위바위보 대회가 필요할 것이다. 어쩌면 우주 전역을 대상으로 한 운명의 가위바위보 대회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가위바위보 세이브 어스>는 우리에게 인류 최강의 가위바위보 용자가 가위바위보로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세상으로 우리를 이끈다.

강력한 적 뒤에 더 강력한 적이 나오는 소년만화적 호쾌한 전개, 갑자기 생겨버린 뛰어난 능력에 대한 두려움, 지구의 운명을 걸고 펼쳐지는 숨막히는 대결. 그게 가위바위보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무거운 운명 앞에서 도망가고 싶은 주인공 순아에게서 도망갈 길을 빼앗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게 만약 가위바위보가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면 순아는 그 괴로운 운명을 견디지 못하고 진작에 줄행랑을 쳤을지도 모른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얼마나 대단하든 결국 능력이 이끄는 전장 앞에서 대결하기를 결심하지 않는다면 승부를 낼 수 없다. 대결하지 않으면 승부는 나지 않는다. 대결하기 위해서는 대결하기 위해 그 곳까지 가야 한다. 도망가고 싶어 몸부림치는 순아를 다시 전장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것은 가위바위보라는 운에 맡길만한 약간은 바보같은 게임이 갖는 단순함과 쉬움에 달려있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도망쳐서는 안된다. 아무리 최강자라고 하더라도 대결을 해야만 승부를 볼 수 있다. 가위바위보 같은 하찮아보이는 능력으로도 세상을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세상에 업적을 남길 수 있다면 우리는 도망쳐서는 안된다. 삶은 계속된다. 그렇다면 아직 우리가 능력을 시험해볼만한 천하제일 가위바위보 대회도 아직 남아있다. 그리고 그러한 대회가 남아있는 한은 우리도 순아처럼 가위바위보를 하는 수밖에 없다.

마치 가위바위보를 처음 해보는 사람처럼, 아무런 계산이나 고민도 없이.

하자, 가위바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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