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과 고독 속에서 우연히 맞닥뜨린 낯선 과일 하나가, 평범했던 일상을 서서히 환상과 공포로 물들이는 경험으로 이어지는 작품이었다. 주인공의 내면에 깊이 스며든 타향살이의 외로움과 자기 정체성의 흔들림이, 과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몽환적 감각으로 확장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처음 과일을 맛보는 순간의 짜릿한 호기심과 뒤이어 찾아오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은,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의 감각 속으로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가게 만든다. 평범한 골목길과 낡은 집, 소박한 좌판 풍경 속에서 불현듯 시작된 환상적 체험이, 끝까지 비정형의 공포와 갈망으로 이어지는 전개는 읽는 내내 심장을 조이는 듯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이상 경험담을 넘어, ‘자기 자신과 세계 사이의 경계’를 탐색하는 주인공의 내적 여정을 아름답고도 섬뜩하게 그려낸다.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과 동시에 느끼는 불안,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강렬한 쾌감이 어우러진 글쓰기는,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며 다시 읽고 싶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