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지켜내야하는 신념 “마지막 임무” 감상

대상작품: 마지막 임무 (작가: 리체르카,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8월, 조회 88

만약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오늘 우린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어야겠지요, 바뀌지 않을

내일이라면 일단 오늘 심은 사과나무 아래에서 가족끼리 두손 마주 잡고 평온한 종말을 위해

서로 다독거리며 우리만 죽는게 아니다, 쟤네들도 내일 다 죽어,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으니

자 이제 평정을 찾아서 밤새 노가리나 까다가 내일 종말이 오기 전에 잠들자, 그럼 죽는 순간

이라도 세상 평온하게 갈테니, 뭐 이런 부처스러운 열반의 종말을 맞이해야겠으나 실상 우리는

종말이라는 그 순간을 맞이할 때까지 죽을만큼 두려울 것입니다.. 나의 가족이 조금이라도 살

가망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고 싶겠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가족만 살 수 있다면 남들이야 어떻게 되던 전혀 상관없이 되어버릴지두요,

무서운 일입니다.. 이처럼 종말적 세계관은 늘 인간에게 경각적 두려움을 일깨워줍니다..

그런 세상이 오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살아봐,라고 우리들 스스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상상하고 경고를 해나가는거죠, 미래소설의 많은 부분이 종말을 다룬 이유도 그렇기 때문일 듯,

 

 

인간은 여느 생물체와 다르게 각각의 존재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살아갈 이유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떄문에 인간은 종말이라는 두려움의 끝장판이 등장하면 서로 죽이거나

혼자 살기 위해 타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제노사이드하는 대단히 악의적인 본능적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자신을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사회를 외면할 수도 있는

대단히 이면적인 성향을 지닌 생명체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동물의 세상과는 다르죠,자연의 섭리

에 조금은 이탈한 두뇌구조로 진화되어온 특이한 존재이니까 말입니다.. 그러니 인간 스스로 종말의

문제를 만들고 그 끝에 다다르면서도 우리는 자신의 삶과 이기적 욕망외에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말 빌어먹을 포식자로서 존재하는 것이죠, 그래서 인간은 스스로 종말적 포식자가 되지않으려 늘

경각심을 일깨우며 뉘우치고 반성하고 스스로 미래를 상상하여 조심하자고 말합니다.. 이렇게 단편

소설의 짧은 내용만으로도 인간이 만들어놓은 종말의 세상은 참혹하기 그지 없습니다.. 상당히 짧은

단편소설입니다.. 내용도 아주 간단하면서 필요한 이야기는 모두 담겨있는 임팩트 강한 작품이네요,

 

 

 

제목도 멋집니다..”마지막 임무”, 종말의 세계에서 대다수의 인구가 죽음을 맞이하고 살아남은 몇몇이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임무에 대해 최선을 다해 인류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버텨내는 이야기입죠,

그리고 그런 임무의 끝이 어떠한 결과로 드러나는 지도 보여줍니다.. 소설은 현재의 종말의 끝자락에서

마지막으로 이어지는 방송 메시지를 중심으로 시작합니다.. 말그대로 지옥같은 삶의 끝을 드러내는 메

시지가 아직까지 살아남은 몇몇의 대원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라고 전달하면서 끊어져버립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구를 덮친 바이러스에 몸이 사그러져버릴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몇몇 별동

대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임무를 지켜내려합니다.. 현재 종말로 치닫는 상황에서 지구를 덮은

바이러스는 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어느정도의 차단이 가능한 사실로 인해 마지막 임무를 부여받은

강동현과 김가영은 마지막 방송으로 자신의 죽음을 알리던 이채진 대장의 요청대로 끝까지 살아남아 자

신들이 보유한 데이터 캡슐을 잠수함으로 옮기려하죠, 자신들이 죽으면 어떻게해서든 로봇을 통해서라도

새로 건설된 바다속 기지로 잠수함을 통해 탈출시키려고 합니다.. 이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임무

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전해진 데이터 캡슐은 살아남은 누군가가 다시금 이들을 복제하여 새로운 삶을

만들어줄테니까요, 이 하나의 신념으로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하고자한 강동현과 김가영은 무너져내리는

건물에서 신호가 뜬 잠수함으로 탈출을 하게 됩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희망을 안고, 하지만,,,

 

 

 

종말의 세상을 다루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없습니다.. 대단히 짧은 소설입니다.. 대단한 심리적 불안감

에 대한 끈적한 묘사도 없고 대단히 담담하게 종말의 순간에 대한 살아남은 대원의 마지막 임무에 대한

사실적 사명에 대해서 초중반을 할애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부여하죠, 종말에 이르게

한 바이러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조차 없습니다.. 어떠한 이유로 지구를 덮고 대다수의 인류가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만이 이 소설의 주된 설정이죠, 그리고 남겨진자들은 새로운 인류의 삶을 위해 자신의 임무

에 모든 것을 건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희생적 인간의 모습이 아닌 이 소설은 그 희생이 전제한 새로운

삶에 대한 인간적 이기적 신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냅니다.. 내가 죽는게 죽는게 아니라는 뭐 그런 보

상적 죽음이라는 것이지요, 나름 영웅이 되는 인간의 희생적 욕망을 이 소설은 보여줍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반전이 등장하죠, 이 마지막 반전은 이 소설의 모든 것을 설명해줍니다.. 대단한 스포일

러이기 때문에 독후감에서 드러낼 수는 없지만 이 짧은 소설이 주는 임팩트의 모든 것이 이 마지막 단원에

숨어 있습니다.. 인간이기에 가능한 종말적 설정인 것이지요, 인간이기에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지독한

결말적 방법론이지요, 하지만 이소설의 결말은 참혹하고 지옥같은 비관적인 결말이 아닙니다.. 언제나 비극

과 희망은 공존하는 것일 수도 있죠, 작가는 짧은 내용에 대단히 매력적인 인간의 모든 것을 종말이라는 세

계속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굳이 깊게 파고들지 않아도 작가가 의도한 소설적 모습을 우린 자연스럽게 캐

치하고 아하,하면서 이래서 우리가 인간인거쥐,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전 개인적으로 이 소설

의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 접해봅니다.. 짧지만 좋은 여운은 남기는 멋진 작품인 듯 싶습니다.. 다른 작품들

도 읽어봐야겠네요, 문득 브릿G에는 제대로 모르고 있는 좋은 작가님들이 참 많다라는 생각을 하구요, 앞으

로도 좋은 작품 많이 선보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근거나 내용들로 구성된 찰진 중단편소

설도 많이 올려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래도 조금 짧으면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요, 잘 읽었습

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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