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이 작품의 배경은 1910년대 경성. 늑대인간과 구미호라는 짐승도, 인간도 아닌 존재들이 등장합니다. 작품의 소개글 중 ‘인간답게 살고자 해도 짐승처럼 살 수밖에 없었던 시절, 사람으로 살고자 했던 늑대인간과 구미호’라는 문장이 특히나 와닿았지요. 그 시대의 경성은 아마도, 작품에 등장하는 판타지적인 존재들이 아니더라도 인간답게 사는 것이, 혹은 인간답게 살고자 선택하는 길이 오히려 인간적이지 않은 시대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아무리 사람이라 자부해도 일본인의 눈에 조선인은 짐승’일 터였을테니 말이지요. 게다가 이 소설의 문체는 무척이나 고전적입니다. 그래서 작품에 등장하는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요소들조차 그저 판타지가 아닌 역사적 메타포처럼 느껴지기도 했지요. 그런 문체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읽고 이해하는데 약간의 어려움, 익숙해지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정말 이 시대의 고전문학을 읽는듯한 기분이 들어 푹 빠져서 읽어내려 갔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대의 단어들과 유사한 단어를 한자어로 바꾸어 읽는 재미도 더하고 있었습니다.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소설 속 등장하는 늑대인간과 구미호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인간적으로 생각하고 인간적으로 보였습니다. 문명인이라는 일본인들이 오히려 더 금수같이 느껴지는 모습이지요.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그들은 돈이 있든 없든 직업이 무엇이든 성별에 상관없이 인간으로 대우를 받는 나라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비록 소설 속의 인물들의 이상향이며 우리가 지나온 역사의 한 장면을 그려낸 소설이지만, 과연 지금의 우리는 그런 나라를 꿈꾸며 만들어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사람이 아닌 만월과 성하조차도 새 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한 용기 있는 발걸음을 내딛었는데, 과연 나는 그 용기의 반걸음만큼이라도 걸어왔던가, 나의 이상을 위해 나는 어떤 행동의 선택을 해왔던가 하는 생각을 덧붙이며 말이죠. 어쩌면 우리의 역사는 실제로도 누군가 혹은 어느 무리의 눈에는 그저 한 마리, 두 마리의 짐승처럼 보였을지도 모를, 진정으로 인간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크고 작은 마음과 행동이 모여 조금은 더 나은 새시대의 문을 하나씩 열어간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아마 그것은 지금 흘러가는 역사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지금의 우리 또한 그 마음과 행동이 모여 새 시대를 위한 문을 두드리고 있을 터이고요.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비현실적인 주인공들이 등장하지만, 비현실적인 시대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 ‘인물’들이었습니다. 특히 글의 분위기가 당시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어서 더 재밌게 읽은 소설이랍니다.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드리는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