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살았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해 준 따스한 이야기 ‘잔’ 감상

대상작품: (작가: 적사각, 작품정보)
리뷰어: youngeun, 2월 15일, 조회 17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한 번 쯤은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선물을 받은 경험이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친한 친구, 애인, 직장 동료, 생각하지도 못한 지인, 아니면 친하지 않았던 누군가로부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무뎌지지만 받은 선물에는 그때의 기억과 추억과 향기가 스며있다.

나에게 어떠한 선물이 어울릴지, 무엇을 주고 싶은지 고민하는 모습과

그 선물을 받고 기뻐하며 행복해하는 내 표정을 상상하며 구입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나에겐 선물이란 그런 의미인 것 같다.

 

[이 작품 속 주인공인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난 수민과 리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짝처럼 지내다 리아가 갑작스럽게 작별 인사를 건네며 수민에게 선물을 준다.

수민은 문득 리아를 떠올렸지만 리아의 흔적이 점점 옅어졌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수민은 리아가 준 선물을 풀어보게 되는데 과연 그 선물은 무엇이었을까.]

 

이 글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혼자 방 안에 있던 수민이의 모습이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데 무언가 이상한 그 날,

꼬리의 꼬리를 무는 생각들과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밀려오는 느낌.

수민이의 모습을 보며 나 같아서, 어느 누군가의 모습 같아서 왠지 모를 안쓰러움이 느껴졌고

공허함과 외로움의 순간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절히 묘사해준 작가님에 필력에 감탄했다.

 

1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그 날, 선물을 열어본 수민이의 마음과

수민이를 만나러 가는 리아의 감정은 어떠했을까.

내가 수민이었다면 난 어떠한 소원을 생각하며 선물 포장을 풀어봤을까.

리아는 정말 수민이가 자신이 준 선물을 열어볼 때까지 기다려 준걸까.

 

이 작품을 보며 왠지 모를 뭉클한 감정이 밀려온다.

리아를 가슴 한 켠에 간직한 채 선물 포장을 열어본 수민과 그 소원을 이뤄준 리아의 모습.

어쩌면 리아가 준 선물은 수민이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은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선물해준 게 아닐까.

넌 혼자가 아니라고. 항상 가까이에 있지 않지만 언제나 널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말이다.

나도 리아처럼 누군가에게 진심을 담아 선물을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오늘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