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럽게 잘 짜여져 가는 범죄추리소설 비평

대상작품: 복수의 법칙 (작가: 신연소, 작품정보)
리뷰어: herrage, 2시간전, 조회 3

<복수의 법칙>은 잘 만든 상업영화의 시나리오처럼, 첫 장면부터 속도감있게 전개되며 그 전개 중에 등장인물들이 하나 둘 소개되는 것도 굉장히 효율적이다. 대화, 장면 구성, 시점 선택, 복선과 분위기 조성, 모두 매끄럽고 글쓰는 이의 의도와 목적에 맞게 효과적으로 보인다. 독자로서 재밌고 편하게 이야기에 몰입해 들어갈 수 있었다. 작가님이 설계도를 치밀하고 탄탄하게 잘 그리고 쓰는 스타일 같다. 여성 형사와 여성 연쇄살인마라는, ‘걸크러쉬’ 코드도 트렌디하다. 매니아층을 만들어낸 <구경이>를 연상시킨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주변 인물들이 이야기 전개를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 (1막에서 “주변의 뜬소문들을 잘 옮기게 생긴 얼굴이었다” 해결이 주연의 행방의 단서를 얻게 하기 위해서 등장시킨 듯한 수감자의 대사), 변화하는 인물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주어진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라는 점.

또, 상투적인 묘사나 표현 (주연의 환영을 보는 해결. 해결의 평소 냉철하고 건조한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데도 주인공의 심리에 독자가 공감하게 하려는 장치), 외모나 성격에 있어 장르적 클리셰들이 많이 눈에 띈다. 아무래도 범죄/수사/추리 장르적 특성이긴 하다. 장르의 문법을 잘 따르면 독자들은 어렵지 않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폭력 수위가 센 부분들(드럼통에 담그기)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선정적으로 안 가도 재밌을 듯 하다. 선정성을 덜어낼 때 오히려 참신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작가님….이 작품은 드라마로 바로 만들어도 될 것 같아요. 재밌어서 뒷 얘기도 보고 싶어요. 해결이 주연을 죽여야 한다는 충동을 느끼며 공황 발작을 일으키는 부분이 특히 강렬하고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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