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데이터를 구분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기에, “최애 아이돌이 내 적수라는데요? 감상

대상작품: 인간 시리즈 – 최애 아이돌이 내 적수라는데요? (작가: 짭퉁 박하루, 작품정보)
리뷰어: 쥰노, 4시간전, 조회 3

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최애 아이돌이 내 적수라는, 어떤 사연일지, 그리고 최애와 어떻게 맞붙게 될지 등등 여러 상상과 흥미를 돋우는 제목. 사실 제목만 보고 가볍게 읽기 시작한 소설이었지만 그 제목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소설 전체를 감싸 안습니다. 최애와 주먹다짐이라도 하려나, 하는 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최애의 등장보다 더 크고 복잡한 사건과 고찰들이 소설을 이끌어갔지요.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소설 초반에는, 누구를 좋아하고 그를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나 자신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생각, ARP-200의 순수한 마음이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설주인공이지만 그가 최애를 마음껏 응원할 수 있었으면 했죠. 그러나 우리도 종종 마주하게 되는 실수, 즉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것을, 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표현하고 행동하는 실수를 이 안드로이드인 ARP-200 또한 행하게 됩니다. 정확하게는 이 안드로이드가 인간화되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최애가 막으려고 했던 것이죠. 그리고 인간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진실을 알게된 이후, 그제서야 이 ARP-200은 이제 자신이 최애의 완전한 적수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전체적으로는 인간화되어가는 안드로이드의 이야기이자, 순수의 존재가 무너져 가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자아를 정의내리는 부분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서는 인간화된 안드로이드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악성코드, 오염된 데이터, 어떤 주재자의 명령으로 표현하였지만 이는 비단 이러한 인간화된 안드로이드에게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그저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죠. 충동이나 선호, 경향성으로 어떤 괜찮은 혹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요. 이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의식적으로 누군가의 명령이 내려지고, 자신은 자신의 판단이라 생각하고 그 명령대로 행동을 하는 것이 SF에만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쩌면 우리 또한 미디어, 누군가 등으로부터 나도 모르게 어떤 판단을 하게 되는 배경 인식이나 지식들이 주입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우리 또한, 나에게 가장 소중한 최애에 맞서야할 순간이 올지도 모르고요.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그저 재밌고 흥미롭고 가볍게 읽을 소설이라 생각했는데, 중후반부로 갈수록 그 내용을 계속 곱씹게 되고 나의 생각을 돌아보게 되었던 작품입니다. 사실 한 번만 읽었을 때는 후반부 내용이 잘 이해가 가지 않기도 했어요. 하지만 계속 인간이라든지 자아, 무의식적 판단 등에 생각해볼 수 있었고, 그만큼 여운이 길었던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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