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SF라는 장르, 심각한 오류라는 설정.. 소설을 읽기 전부터 이 소설은 ‘안드로이드’ 혹은 ‘인공지능’에 관한 소설이겠구나, 그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대체 어떤 오류기에 안드로이드 스스로 느끼기에도 심각한 것인지, 그리고 그 오류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것인지 궁금증을 안고 소설을 읽기 시작했지요. 역시나 ‘미레이’라는 안드로이드가 주인공 중 하나로 등장했는데요, 하지만 이 소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절절하고 애달팠습니다.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사회는 점차적으로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사회는 효율을 중시하는 선택을 강조하게 되고, 사람들은 그러한 사회적 맥락에 맞는 선택을 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너무 당연했던 아날로그적인 것들이, 현대사회와 나아가 미래사회에는 마니아적인 취향으로 바뀌어가고 있지요. 다수에서 벗어난 선택은 어쩌면 괴짜처럼 보이게 될지도 모릅니다만, 주인공 ‘테이’는 다수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선택들을 하고 있습니다. 40일에 달하는 우주여행에서 남들처럼 동면을 하며 편히 가는 것이 아닌, 온전히 깨어가는 선택을 하기도 하고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굳이 원두를 갈아 마시는 커피를 챙기기도 하지요. 테이의 그런 모습은 그저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한 인간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뚜렷한 주관을 가진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인간의 모습에 더 가까워보였습니다. 아마 저라면 테이와 같은 선택을 하기란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런 테이에게 닿은 안드로이드 ‘미레이’. 그동안 여러 미디어에서 인간을 닮아가는 안드로이드는 자주 만났었지만, 어쩐지 미레이의 잔상은 소설 이후에도 오래 남았습니다. 즐겁다는 것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바스러질 것 같다고 하며, 마실 수도 없는 그리고 맛도 느껴지지 않는 커피를 주문해놓고 볼 수도 없는 하늘을 쳐다보는 미레이. 그에게 테이가 보여준 또 다른 세상을 통해 그는 어느새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쩐지 조금 더 미레이의 모습이 애달파보였습니다. 테이가 보여준 세상이 있었기에 미레이의 마지막은 더 아름다웠을까요, 어쩌면 더 슬펐을까요.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따뜻하고 아름답고, 애달팠던 SF소설이었어요. SF 입문용으로도 참 좋은 소설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언젠가 다가올, 머지 않은 미래에 있을법한 인간상과 안드로이드상을 보여주는 소설인 것 같아 더 재밌게 읽은 것 같습니다. 추천드리는 SF소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