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는 일을 할 때는 매뉴얼을 꼭 읽읍시다. (제발) 감상

대상작품: 바로 리부트 정상화 (작가: Clouidy, 작품정보)
리뷰어: 글풍풍이, 3일전, 조회 17

AI회사에 신입으로 근무하는 안빛나 사원. 어느날 AI 감시 시스템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에러 메세지가 표출된다. 칩 사용자를 수면상태로 만드는 구독형 서비스 ‘드림드림’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에러메세지를 확인한 빛나 사원과 대리는 가벼운 상태 이상으로 여기고 동작을 중단 시킨다. 과연 AI 아라는 정상으로 돌아올까요?

마치 업무 일지를 보는 듯한 건조한 대화와 시스템 설명으로 채워진 SF단편입니다. 꼭 개발업무가 아니더라도 일을 하다보면 유사한 상황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데요. 당장이라도 PTSD가 생길 것 같은 드라이한 대화 속에서 그들은 더듬더듬 길을 찾아 나섭니다.

SF에서 각광받는 소재인 AI와 바이오칩, 구독형 서비스 등이 주요 소재이지만 ‘바로 리부트 정상화’에서 다루는 핵심은 ‘휴먼에러’입니다. 당장이라도 진땀이 쏟아질듯한 상황으로 마무리되는 엔딩은 직장인이라면 공감할(특히 시스템이나 서비스를 관리하는 입장이라면 더더욱) 웃픈 장면에서 뚝 끊어집니다. 저도 비슷한 실수를 몇 번 해봤는데요. 진짜 진땀납니다. (겉에 아무도 없는건 정말 최악입니다. 욕해줄 사람이 있는건 그나마 낫습니다..)

일상적인 연출과는 달리, 시점은 생각보다 꽤 먼 미래를 다루고 있습니다. 2037년. 드림드림의 서비스와 그것을 관리하는 AI는 2025년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할 것 같습니다. 시스템 재부팅 중지로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고객들은 어떻게 될까요. 자연 바이오리듬에 맞춰서 각기 다른 시간에 일어날까요? 아니면 영원한 꿈 속에서 머물게 될까요. 소설 속에는 전혀 표현되어 있지 않지만, 거대한 사회적 재앙이 일어나 전세계가 아수라장이 되는 그런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것만 같습니다.

짧은 소설이지만 휴먼에러를 다룬다는 점, 텍스트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게 되는 점 등 너무 좋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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