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벤트를 보고 이 작품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생각없이 가볍게 읽으려고 했던 글이었지만. 이 작품은 첫 문장부터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한때 제가 흥미롭게 읽었던 책인 변신, 아니 이번엔 변신이 아니리 교체라고나 할까요. 언뜻 보기엔 첫 문장 빼고는 매우 달라보이는 소설이지만 저는 두 소설 간에서 공통점이 느껴졌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은 자진이 엘리자베스라고 이름지은 로봇청소기와 몸이 되고, 자신이 된 로봇청소기에게 어떻게든 자기 자신을 가르치려 아둥바둥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서서히 진화해가는 로봇청소기와는 빈대되는, 서서히 먼지를 먹고 집을 깨끗하게 하는 존재로 변화합니다.
고전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는 벌레가 된 이후, 자신의 가족들에게 말 그대로 벌레 취급을 받으며 서시히 죽어갑니다.
언뜻 보기엔 매우 달라보이는 이 둘에서 저는 묘한 닮음을 느꼈습니다. 자기 자신보다 더욱 가족들과 가까워지는 엘리자베스를 보는 주인공과 가족들에게 버림받으며 죽어가는 그레고르 잠자. 이 둘은 방향은 다를지언정 둘 모두 가족들과 멀어지며 퇴화한 끝에 결말에서는 그레고르는 마치 평범한 벌레처럼 죽고, 주인공은 마치 평범한 기계처럼 리셋당하며 둘 모두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레고르와는 다르게 주인공은 탈출을 시도하고 도심을 질주하는 등의 사소한(?) 차이는 있지만, 결국 둘에게 찾아온 운명은 죽음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초반의 코미디와 후반의 공포 외에도, 고전 ’변신‘의 성공적인 현대화 리메이크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sf에 관심이 없다 해도 카프카의 명작 ’변신‘을 흥미롭게 읽으셨다면, 이 작품 역시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