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재밌게 읽었습니다! 작가님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저도 소설을 쓰는 사람인지라…합평하는 느낌으로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그냥 가볍게 참고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좋았던 점*
우선 설정이 ‘트렌디’하고 ‘힙’한 오컬트 코미디 장르라 초반부터 빠져들 수 있었어요. 귀신의 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갓 신내림 받은 주인공은 <파묘>의 김고은을 연상시키는 캐릭터였어요. 해시태그로 쓰면 이런 느낌일까요. #MZ여주 #대학생알바썰 #무당인데귀신의집에서알바함
그리고 또 한 명의 등장인물 귀신의 집 사장 캐릭터도 좋습니다. 주인공과는 확실히 대비시켜 설정하신 것이 느껴져요. 침착하고 능력치 높은 ‘수민’과 반대로, 돈만 많지 매사에 어설프고 겁도 많은, 하지만 그래서 온화하고 나쁘지 않은 사장인 ‘명태.’ 남자 캐릭터는 이런 느낌이어서 요즘 독자들 취향에 잘 맞는 듯 해요.
이 작품에서 또 돋보였던 것은 현장감이 뛰어난 장면 전개예요. 귀신의 집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 인물들의 행동이 대부분 머릿 속에 잘 그려져서 막힘없이 술술 읽혀요. 지금보다 속도감과 스릴, 쾌감에 더 집중하고자 하신다면 수민의 1인칭 서술을 좀 더 간략하게 하거나, 3인칭 시점으로 해서 내면의 목소리를 좀 줄일 수도 있겠어요.
사실 다음 편인 <분실물을 찾아드립니다!>도 읽고 왔는데요, 처음주터 연작소설을 염두해두셨나봐요. 주인공이 최근에 신내림을 받은 사연이 다음 편에 나오는데 나중에 단행본으로 나올 때 유리한 구상이네요.
*아쉬운 점*
중반부부터 김명태 사장 시점으로 바뀌는데, 이게 흐름을 깨는 느낌이 좀 듭니다. 아마 작가님이 다양한 시도를 해보시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수민의 1인칭 시점으로 쭉 가는 것이 더 나아보여요. 이 작품은 테크닉이 화려하지 않아도 줄거리와 설정이 충분히 재밌어서 술술 읽히거든요.
현장감, 속도감이 뛰어난 것이 이 작품의 강점이라고 위에 적었는데, 귀신의 집을 나간 곰인형을 쫒아 나가서 소화기로 소금물을 뿌리는 장면만큼은 인물들의 동선이나 공간의 모습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어요. 작가님 머릿속에는 디테일하게 있을테니 수정된 버전이 있으면 좋을 듯 해요.
마지막으로, 끝부분에 반전이 너무 재밌는데 짧아서 좀 아쉬워요. 발랄하고 코믹한 분위기인 후일담 분량을 좀 줄이고 뒷골 서늘한 마지막 반전 장면에 조금만 더 분량을 할애하면 효과가 더 커질 것 같기도 합니다 :-) 작가님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