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현실에 많이 가까운, “그 땅 아래에는” 감상

대상작품: 그 땅 아래에는 (작가: 이규락, 작품정보)
리뷰어: 쥰노, 3일전, 조회 14

 

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그 산 아래에는 아무도 모르는 거대한 공간이 있었다’..는 소설의 소개, 호러는 장르. 그래서 초반에 주인공들이 그 거대한 공간으로 가려고 할 때 괜히 이입이 되어서 ‘아악 가지마, 왜 가!’ 하며 속으로 외쳤었습니다. 주인공 중 한명인 민정은 저처럼 또 다른 주인공인 현수를 말렸지만, 역시 현수가 왜 그곳에 가야하는지 소설에서조차 현수의 과거와 성격을 드러내며 그와 그녀를 그곳으로 서서히 인도하게 되지요. 거기까지의 전개는 다른 호러 스릴러 장르에서도 곧잘 보아왔던 전개지만, 이후의 전개는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습니다.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책을 읽을수록 책의 제목이기도 한 ‘그 땅 아래에는’이라는 것은 물리적 공간으로서 그 자체의 ‘그 땅 아래’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 내면의 아주 밑바닥에 있는 ‘그 땅 아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람의 내면, 나에게 아주 가까운,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나 보여주기 힘든 그 모습말이죠.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모른다는 것이 사람 속인지라 그동안 곁에서 봤을 때 그저 따뜻하고 상냥하게만 보였던 친구에게도 그동안 혼자만 앓고있던 속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밑바닥이라고 생각했던 감정과 상황보다 더 밑바닥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저 독자였던 제가 봐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어쩌면 그 땅 아래는 사람의 추악하고 비밀스런 모습까지 직면하게 하여 스스로 좌절하게 만드는 그런 공간이 아니었을까요. 평소에는 잊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마치 없었던 일처럼 덮어버리고 살아왔던 죄스러운 과거를 돌아보게 만들어버린 것이지요.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겉보기에는 비현실적인 호러 장르라고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현실을 잘 비유한 호러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모습에 많이 감정이 이입되기도 했고요. 둘 중 한 명이라도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되었고.. 밑바닥의 내 모습, 누군가의 밑바닥.. 많은 생각을 돌아보게 했던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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