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거품이라는 우주적인 재앙에 맞서 목숨을 걸고 그 속을 탐사하러 떠나는 영우와 동료들의 이야기입니다. 무한히 확장 중인 진공거품에 대응하기 위해 조사단이 꾸려지고, 영우와 동료들은 진공거품에 대해 알아낼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어’ 직접 들어가보기로 합니다.
(여기서부터 약간 스포일러)
우선, 독자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전우주적인 위기를 주요 소재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낸 부분이 좋았습니다. 진공거품의 정체, UN의 소멸과 은하연방의 시작, 대통일이론 등 굵직한 이벤트를 언급하고 진행하여 우주적인 스케일의 SF라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길이에 비해 새로 등장하는 개념들이 많은데(SF를 많이 잃어보신 분들이라면 익숙한) 적절한 페이스로 하나씩 설명해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우주거품 속으로 요원들이 들어갈 때, 마지막 장면에서의 묘사는 마치 영화의 한장면에서 보는 듯 했습니다. 여러 미디어에서 본 익숙한 장면이지만 머릿속으로 그리기 어렵지 않아 오히려 이해하기 좋았습니다.
특히, 거품을 통과한 뒤 도착한 마지막 장소는 이 구조적인 이야기를 매듭짓고 마무리 하기 위한 좋은 구성으로 보입니다. 그곳에서 거대한 미스터리 속 진실을 알려주고 주인공 영우에게 선택을 강요하는데 영우는 결국 진공거품을 끄고 복귀하는 선택을 합니다.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돌아간 영우와 UN 안드로이드 그리고 우주선은 아마도 대통일이론울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인류는 대통일이론을 완성하고, 그 순간 인류는 이전 세대 인류가 깨달은 것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거품을 만들고 모든 것을 바로 종료할 수 있는 셧다운/킬 버튼을 만들고 그곳에 또 용기있는 사람이 찾아오고…
그래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저에게 루프물로 보입니다. 그래서 연방의 리버전이라는 이름도 ‘원래 상태로의 복귀’ 라는 이름으로 붙은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니면 ‘re-version’ 일 수도 있구요. 과거의 선배 인류가 남겨준 작은 선물을 활용해 새로운 인류가 반복되는 역사를 만드는 그런 이야기로 보여서 재미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두가지. 설정이 대부분 대화로 설명되어 정적입니다. 그리고 어디서 본듯한 연출이 많아 기성작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남겨보는 브릿G 리뷰라 제대로 작성했을지 모르겠네요. 다음에도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우의 동기가 조금 모호하긴 하지만 단편임을 생각하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