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파, 혹은 수학의 뒤에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AfterMath (작가: 이일경, 작품정보)
리뷰어: 청새치, 10월 9일, 조회 13

수학과도 영어와도 친하지 않아서 대충 수학의 다음이나 뒤 정도라고 제목을 추측했는데 검색해 보니 합성어로 영어 사전에 있는 말이더라고요. 옥스퍼드 영한사전에 따르면 ‘aftermath’는 전쟁이나 사고 등의 여파, 후유증을 일컫는 단어라고 합니다. math에는 수학이나 계산이라는 뜻밖에 없는데 어째서일까요? 하지만 이런 걸 몰라도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는 아무 지장 없어서 제 국어 능력에 감사함을 느끼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혹시 맨 처음 주혁 씨 어머니로부터 온 메시지를 보고 너무 놀라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기분이라는 묘사에서 겁먹으신 분이 또 계시나요? 장르에는 호러 하나만 쓰여 있지, 소개에는 ‘숫자의 심연’ 공백 포함 딱 6글자 적혀 있어서 잔뜩 긴장했던 저는 여기서부터 무서웠답니다. 여기서 친구네 집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사실 그 집은 2년도 더 전에 일가족 살인사건이 일어나서 폐가나 다름없는 곳이었다던가 하는 거지! 그런 거지!! 지레짐작했는데요, 고등학생 때 있었던 낯 뜨거운 얘기라면서 회상한 장면들이 너무 가슴 따듯한 거예요…. 그러고 나서 나온 부담스러운 부탁에는 저도 얹힐 뻔했지만, 고기도 먹었고 연락도 받은 이상 토해냈었던들 어쩌겠어요. 설령 그 친구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게 됐더라도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부탁 한 번은 들어드려야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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