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라는 직업은 어떻게 보면 참 신기한 직업입니다. 자신과 같은 종이 아닌 다른 동물들을 치료하고 그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건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참 비효율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럼에도 자신과 동종이 아닌 명백히 다른 생명체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이 다치면 걱정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면 슬퍼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런 많은 이야기 중 하나인, 하지만 어쩌면 뭔가 색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주 행성으로 향하던 수의사인 지영과, 지영과 만나게 된 한 생명체의 이야기입니다. 이민선에 탄 지영은 우주 공간에서 있어서는 안 될 생명체가 발견되자, 급하게 동면에서 깨어나 그 생명체를 살펴보게 됩니다. 그러던 중 지영은 생명체가 꾸는 꿈에 의해 어떤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이동하게 되지만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한 상황에서도 분노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생명체를 걱정하며, 꺠어난 생명체에게 물을 주며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생명체는 지영의 헬멧을 부순 후 숨을 쉴 수 있도록 돕고, 지영과 생명체는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서로 교감합니다. 그리고 다행히 가까운 곳에 있었던 선장이 도착한 후 생명체는 어디론가 신비롭게 사라지고, 지영은 이주 행성에 도착해 한 사모예드의 출산을 도우러 가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주인공 역시 자신이 키우던 개가 죽은 후 큰 슬픔을 느꼈듯이 인간은 다른 종족을 아끼고 사랑하며, 그들의 아픔과 죽음에 가슴 아파할 수 있는 동물입니다. 이는 선술했듯 생물학적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유를 인간의 마음은 단순한 본능보다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동종이 아님에도 그들이 우리의 친구이기 떄문에, 혹은 그저 그들 역시 아픔을 느낄 수 있기 떄문에 그들을 돕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어쩌면 인간의 사랑과 따뜻한 마음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글을 써 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