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머리가 아픕니다. 아플 수 밖에 없습니다. 현대 마녀학 입문에서는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집니다.
쉬지 않고 쏟아지는 고유명사와 명사는 예전에 가슴에 담아두었던 “고유명사를 지나치게 넣지 말라”는 경구를 무색하게 만듭니다. 그것이 무색해지는 데에는 그 모든 것이 역사와 계보를 가지고 있으며,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규칙으로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현대 마녀학 입문을 읽다보면 어느덧 지면의 환상은 제 주변의 현실이 되고 맙니다. 사변 자체를 무너뜨리는, 실로 극한의 영역으로 올라간 사변 소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니 현대 마녀학 입문에서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집니다. 당연히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내 현실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 아니, 존재하지 않는 환상통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