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공모(비평) 공모채택

대상작품: 좀비 버스 (작가: 1713, 작품정보)
리뷰어: Campfire, 23년 11월, 조회 45

좀비 공모전 마감이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내 경쟁자들이 누군지 볼까.. 하는 가벼운 기분으로 좀비 단편을 둘러봤습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아직 출품작을 쓰지도 않은 제 자신이겠지만요.

이 작품이 출품작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일단 제목에 좀비라는 단어가 있어서 읽어보았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개인적으론 스토리가 좀 아쉬웠습니다. 내용을 차분히 뜯어보면 왜 이 작품을 썼는지 수긍하지 못할 바는 아닙니다만, 어떤 부분이 세일즈 포인트인지도, 그리고 그게 제대로 발휘됐다면 어느 수준의 임팩트가 있었을 지도 눈앞에 그려지는 데에 반해 막상 작품을 읽었을 때에는 그 느낌이 전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이 이후는 그 원인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해본 것입니다.

단적으로 말해 저는 이 작품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낡았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를테면 작중에서 ‘왜 주인공이 다른 사람이 부름에도 대답하지 않았는지’, 그 미스터리가 풀리는 장면에서 분명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 드러남에도 ‘음, 그렇군..’ 정도의 감상 밖에 안 느껴졌습니다. 전달하는 방식이 너무 직선적이었지 않나 싶네요.

좀 더 연출이나 미스디렉션을 궁리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 호오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론 아이디어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그냥 이야기 자체를 좀 더 재밌게 풀어내는 방향으로 써보시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사에서 “”를 안 쓰시는 것도 딱히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독자 입장에서 “”를 쓰지 않은 대사를 읽을 때의 어떤 느낌(이걸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어떤 효과만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감히 말씀드리자면 그냥 잔재주(;;)일 뿐이지 않나 싶습니다. 글의 템포를 희생해서까지 얻었어야 할 효과였냐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글이 더 답답해지기만 했습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으니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더 재밌어질 여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무책임한 발언자로 남지 않기 위해 나름 대안 하나를 제시해보자면, 아마 저라면 답답할 정도로 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묘사했을 것 같습니다.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 발암 캐릭터로 만든 후, 글을 읽는 독자 스스로 대체 주인공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궁금해 속이 터질 지경으로 발암 시퀀스를 계속 제시하다가 밝혔으면 임팩트가 더 강렬했을 것 같네요. 이 대안의 킬링포인트는 만약 작품에 스티븐 킹급 필력이 곁들여졌을 경우 독자로 하여금 작가를 찾아가서 죽이고 싶어질 만큼 답답하게 묘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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