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블 호러 공모(비평)

대상작품: 불청객 (작가: 이시우, 작품정보)
리뷰어: BornWriter, 17년 7월, 조회 71

나는 무서운 것을 무서워한다. 덩치는 곰같은 주제에 어마어마한 겁쟁이이다. 에버랜드 혼티드 하우스에서는 너무 무서운 나머지 괴력을 발휘해 일행을 집어던진 적도 있다(자세한 이야기는 묻지 말아주기를. 다시 떠올리기도 부끄러운 이야기다). 그리고 이 작품은 겁쟁이의 공포 센서를 살살 건드리는 맛이 있었다.

까놓고 말해 나는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초자연적인 상황을 E과 학부생이 이해할 수 있을리가! 그게 아니더라도 묘사 자체가 그렇게 되어있는 거 같다. 일부러 이해의 바깥에서 사건을 진행시켜 독자로 하여금 형언할 수 없는 불편함을 유발한다. 그 불편함이 금새 공포가 된다. 원래 너무 무서우면 주변 환경을 정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시야가 좁아지고, 머리는 이상한 것들을 상상해내고. 문장을 따라가면서 나는 내가 독자인지 주인공인지 경험적 혼란에 빠질 때가 자주 있었다. 내가 혹은 주인공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호러라기보다는 차라리 코즈믹 호러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중반부부터는 뭔가 이상했다. 물론 공포는 이상하지만, 그런 의미가 아니다. 문장과 문단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급변하였다. 호러블 호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나를 평온함의 세계로 이끄는 손길 같은 것이었지만 (그리고 너무 무서워서 일단 그 손을 잡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뒤가 개운치 않다. 끝까지 무언가를 남겨놓는 것이 호러의 본령이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 작품이 모든 것을 휙, 해소해버리고 지나가버린 것같이 느껴진다. 주인공이 ‘그냥 할머니가 장난 쳤나보다’라고 어물쩍 넘어가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계의 왕’이 무언가를 상징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상징이 명확하지 못해 독자가 유추하지 못한다면, 그 상징성은 있으나 마나 한 것이 된다. (물론 이것은 상징을 어렵게 만든 작가의 탓 3에 그 정도도 못 알아보는 멍청한 나의 잘못 7 정도 된다.) 끝까지 호러블 호러였으면 내 심장에 무리는 갔을 지언정 평가는 후했을 테지만, 이건 너무 맥빠지는 결말이다. 좀 더 능력을 발휘하여 독자(라기보다는 내) 바지를 축축하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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