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딸 영지를 잃은 오씨 아저씨의 처절한 오열 ‘물귀신’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물귀신 (작가: 고수고수, 작품정보)
리뷰어: youngeun, 23년 9월, 조회 19

이 작품을 읽은 후 내가 어린 아이였을 때 어머니와 나눴던 대화가 생각났다.

“엄마가 어렸을 때 동네 아이들이 많이 죽었어. 물에 빠져 죽은 아이도 있고 농사지으러 나간 아빠를 찾으러 나갔다 길을 잃어 행방불명이 되기도 하고.. 엄마 동네 친구는 우물에 빠져 죽어 온 동네 사람들이 슬퍼했었어.”

그 당시엔 ‘안타깝다.’ 라는 느낌이 든 동시에 ‘힘들었던 시절인 만큼 그런 일들이 많을 수 있었겠다.’ 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친한 친구가 들려주는 듯한 세세한 설명에 저수지의 풍경과 동네 사람들과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딸을 잃은 아버지의 고통과 슬픈 감정이 이입돼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게 될 만큼 이 글에 몰입되었다.

 

이 작품의 등장배경인 새둥우리처럼 작은 시골 마을엔 커다란 저수지가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비오는 7월에 저수지 근처에 가면 물귀신이 잡아당겨 물에 빠져 죽게 된데.’

‘몇 년 전에 물에 빠진 아이가 물귀신이 되었는데 자기 대신 물귀신이 될 사람을 찾고 있데.’

어느 날, 불안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듯이 온 동네가 난리 날 만큼 하나의 사건이 발생한다.

영지의 행방불명, 저수지 근처에서 발견된 왼쪽 구두, 오씨 아저씨의 절규.

그리고 매년 7월 마다 발생하는 이상하고도 괴이한 사건사고,

그 후 오씨 아저씨의 행방불명과 색이 바래진 오른쪽 구두.

 

작품을 읽고 내 머릿속에 많은 질문들과 무궁무진한 궁금증이 남는다.

‘영지는 정말 저수지에 빠져 죽은 걸까.’

‘매일 술에 취해 울며 지내다 매년 7월만 되면 정신을 차리고 잘 살겠다 말하던 오씨 아저씨의 다짐은

과연 진심이었을까.’

‘아내도 딸도 없이 혼자 남겨진 자신의 삶을 불행하며 목숨을 끊기 위해 간 저수지에서 만난 여자 아이가

딸 영지의 모습과 이입돼 살리기 위한 행동이었을까. 아님 물귀신이 된 영지를 대신해 물귀신이 될 아이를 찾아

죽이려던 행동이었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발견된 오른쪽 구두는 무엇이고 오씨 아저씨는 결국 딸 영지를 잊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걸까.’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없지만 분명한 건 딸을 잃고 난 후 매일 술에 취해 딸 영지의 이름을 부르며 우는

오씨 아저씨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며칠 동안 딸 영지를 찾기 위해 맨발로 저수지 주변을 서성이며 목 놓아 영지의 이름을 부르짖는 오씨 아저씨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서 떠오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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