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우면서도 아련한 기분에 깊은 여운을 느낀 ‘세탁기의 꿈’ 공모(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세탁기의 꿈 (작가: 담장, 작품정보)
리뷰어: youngeun, 23년 8월, 조회 45

‘세탁기의 꿈’ 이라는 글 제목만으로는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장르가 호러인 만큼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이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꿈’에 대한 색다른 이야기에 한동안 깊은 여운을 느낄 만큼 흥미로우면서도 많은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는 느낌을 받았다.

 

모든 집에 하나씩은 있을 법한 가전제품인 세탁기, 하지만 이 공간에서의 세탁기는 꿈을 꾸는 공간으로써 설명하고 있다.

현실을 까맣게 잊을 수 있고 현실과 똑같은 생생한 이상 속에 사람들을 초대할 수도 있는 꿈 속.

그 꿈속에서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 속과 똑같이 학교 안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공원을 거닐기도 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즐긴다.

 

꿈 속에서 카페, 그리고 가정집으로 시점이 바뀌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매우 놀라울 정도로 소름이 끼친다. 특히 글을 읽으며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멈춰져있던 인터넷 속 댓글 기록 시간은 이 글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반전시킨다.

 

<행복한 꿈을 선물해드릴게요>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소원, 꿈에서 실현시켜 드립니다.> 가 아닌

<당신의 꿈에 사람들을 초대해보세요>, <현실을 까맣게 잊을 수 있어요> 라는 문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삶이 불행했거나 힘든 삶을 살았던 사람, 어느 누구에게도 사랑받고 싶었으나 혼자인 쓸쓸하고도 외로운 사람,

아님 어쩌면 원치 않은 병으로 세상과 작별할 수밖에 없었던 어린 아이, 주인공의 삶을 표현하는 하나의 복선이 아니었을까.

 

친구들과 조용한 거리를 산책하고 카페에서 수다를 떨며 소중한 사람들과 누리는 소소한 일상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를 위해 내린 부모님의 결정과 선물, 하지만 꿈에서 막 깨어난 듯 꼬르륵 소리와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뱉는 말은 이 모든 게 누구를 위한 선택이었는지, 아이의 행복이 아닌 부모님의 욕심은 아니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아침에 꿨던 꿈을 각색해봤다는 작가 코멘트를 보며 또 한 번 놀랐다.

물 흐르듯이 읽히지만 그만큼 진한 여운이 느껴진 작가님의 작품을 보며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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