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 est bon, l’autre lac. Où est le lac et où est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호수 혹은 바다, 그리고 대관람차가 있는 유원지 (작가: 권선율, 작품정보)
리뷰어: 난네코, 23년 8월, 조회 80

L’un est bon, l’autre lac. Où est le lac et où est la mer ?

한쪽은 바다고 다른 한쪽은 호수야. 어느쪽이 호수고 어느쪽이 바다인데?

 

 

 

※ 본 리뷰는 권선율 작가님의 ‘호수 혹은 바다, 그리고 대관람차가 있는 유원지’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목차

0. 들어가는 말

1. 대관람차가 있는 유원지

2. D시의 고등학교 담임 교사

3. 어느 쪽이 호수고 어느 쪽이 바다인데?

4. 결어

 

 

 

 

0. 들어가는 말

안녕하세요. 난네코입니다. 저는 대체로 판타지, SF, 역사 등의 장르 소설 스타일 작품들에 대하여 리뷰를 몇 편 작성해본 편입니다. 일상의 순간과 감정선을 다루는 일반 장르의 소설들을 리뷰해본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물론 권선율 작가님께서 2023년 8월 6일 기준으로 총 16편(권선율 계정으로 9편, kojoman 계정으로 7편)의 글을 쓰셨는데, kojoman 계정으로 업로드 하신 소설들은 로맨스 계열의 중단편과 엽편들이 많고, 권선율 계정으로는 일반이긴 하지만 추리/스릴러, SF, 판타지, 로맨스를 골고루 업로드 하신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권선율 작가님의 판타지+SF 중단편인 ‘하류(下流)’라는 작품은 2023년 한국 SF어워드 2023 브릿G 후보작으로 편집부의 추천셀렉션을 받았습니다. ‘호수 혹은 바다, 그리고 대관람차가 있는 유원지’와 함께 읽어보세요. 문체에서 담백하지만 호수처럼 잔잔하게 일렁거리는 서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 문학교과서를 펼치면 등장하는 현대 문학 작품을 읽는 아련한 추억이 담긴 글입니다. 그래서 저 말고도 더 많은 분들이 권선율 작가님의 소설들을 읽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리뷰를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1. 대관람차가 있는 유원지

주인공 ‘나’는 D시의 유일한 놀이공원에 있는 대관람차를 본 적이 있습니다. 차 시트에 앉아서 가족여행 중인 ‘나’에겐 조수석에 앉은 아내 ‘소연’과 뒷좌석에 앉은 아이가 있습니다. ‘나’는 유원지에 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우선 차로 이동하기엔 왕복 4차선 방조제 위를 한참 동안 달려야 했습니다. 방조제를 기준으로 호수와 바다가 나뉘어집니다. 한쪽은 바다고 한쪽은 호수인 셈이지요. 아내인 소연이 어느 쪽이 바다고 어느 쪽이 호수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당황한 ‘나’는 호수와 바다가 나뉘고 대관람차가 있는 유원지를 알려준 인물, 효인에 대해 떠올립니다.

 

 

2. D시의 고등학교 담임교사

주인공 ‘나’의 과거 회상이 전개됩니다. ‘나’는 임용고시를 합격하여 D시의 한 공립 여자고등학교의 담임교사로 처음 발령났을 때를 떠올립니다. D시는 ‘나’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시골이었습니다. 공장, 공업단지, 논밭이 주변에 있고 대형마트나 아파트를 찾아보기 힘든 지역이었습니다. 주인공 ‘나’는 2학년 반의 담임으로 배정되었고, 해당 반에서 ‘효인’이라는 여고생을 만나게 됩니다. 효인은 학생들 사이서 고립된 외톨이였습니다. 효인은 체육 수업 시간에 교복을 입은 체로 교실에 혼자 앉아있었고, 반에서도 옆에 같이 앉는 짝궁 친구가 없었습니다.

효인은 자택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떨어진 D시 공립 여자고등학교에 통학을 하고 있었습니다. 효인의 생활기록부에는 1학년때부터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로 기록되어 있었지요. 효인은 학교에 자주 지각했고, 말없이 조퇴하는 일이 다반사였으며, 같은 반 학생들은 효인의 행방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나’는 효인을 크게 꾸짖어서 계도하거나 효인의 고민을 들어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쁜 수업준비와 학교행정 때문에 번번히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여름이 되자 장마로 인한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나’는 학생 주임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 휴교 중인 학교로 향했습니다. 경비원이 출근을 못하여 시설물 관리를 하지 못하니 신참 교사인 ‘나’에게 부탁을 가장한 명령을 내린 것이지요. ‘나’는 군말없이 학교로 출근했습니다. 그런데 휴교 중인 학교에서 ‘나’는 효인을 만나게 됩니다. 장맛비에 교복이 흠뻑 젖은 효인에게 ‘나’는 오늘이 휴교날이라는 거슬 알려줍니다. 휴교 소식은 학교 전체 문자로 전날 공지가 되는 것이지만 효인은 그런 연락을 받지 못한 듯 싶습니다. 학생 중에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효인에게 연락을 끊어버린 것이라고 ‘나’는 추측합니다.

덧붙여서 효인은 정황상 학교 폭력을 당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몸에 멍자국이 있다던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기만 한다던지 말이지요. ‘나’는 효인을 집에 데려다주고 따듯한 차를 마시길 권했습니다. 효인은 낚시 이야기를 꺼내었고, 지상파 예능, 고양이 등의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차마 효인에게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지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휴교날 이후로 ‘나’는 효인을 관심가지며 지켜봅니다.

맨 뒷자리에 앉은 효인은 축 처진 어깨와 무기력한 표정, 주변 친구들 사이에 거리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 말없이 조퇴를 하는 횟수는 여전했습니다. 그러나 지각이나 결석을 하는 횟수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나’는 효인이 바른 웃음을 지을 줄 알고, 심지가 곧으며, 자신의 관심사를 곧잘 말하는 학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마다 효인과 카페에서 만나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학교에선 남자 교사인 ‘나’와 여자고등학생인 ‘효인’ 사이에 대해서 불결한 소문이 퍼지고 있었습니다.

효인이 교무실에서 ‘나’ 몰래 핸드폰 문자내역을 훔쳐본 뒤, 선생님 애인은 우리 관계를 알고 있나요?라는 폭탄발언을 내뱉습니다. 아직 학교에서 체벌이 가능하던 시절이라서 화가 난 ‘나’는 효인의 뺨을 때립니다. ‘나’는 효인에게 사과하고 싶었지만 효인은 카페에도, 학교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결국 ‘나’는 효인에게 전화를 걸어봅니다. 효인은 괜찮다고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안도했지만, 마음 속엔 응어리진 어둠이 푹 내려앉아 있습니다.

 

 

3. 어느 쪽이 호수고 어느 쪽이 바다인데?

 

한쪽은 바다고 다른 한쪽은 호수야. 어느쪽이 호수고 어느쪽이 바다인데?

 

이 소설에서 이 문장은 중의적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방조제로 나뉘어진 호수와 바다를 뜻하고, 두번째는 아버지의 가정폭력과 남자친구의 성폭력으로 고통받지만 괜찮을 것이라고 자기최면을 거는 효인의 속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다와 호수는 둘 다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든 물입니다. 다만 바다는 염분을 띤 해수고, 호수는 염분이 없는 담수입니다. 해수에서 살 수 있는 물고기와 담수에서 살 수 있는 물고기는 종류도 달라요. 물론 기수(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물)에서 살 수 있는 어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수에서 사는 어종들은 성장이나 번식을 할 때 환경을 바꾸는 개체들이 많습니다. 연어, 송어, 빙어, 뱀장어 같은 종류의 물고기들이 기수에서 삽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고생 효인은 결국 학교를 자퇴하고 입이 걸걸한 삼촌과 양아치같은 남자친구와 함께 살게 됩니다. 작중 현재 시간대에 살고 있는 ‘나’가 소연과 연애-약혼-결혼-육아를 함께 하고 있으니 n년 정도 시간이 흐른 뒤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효인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어린시절 그토록 효인을 괴롭혔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친구와 잘 지내고 있을까요?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가 효인에게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호수에 살고 있는 ‘나’와 바다에 살고 있는 ‘효인’이 섞이지 못한 체로 방조제로 유리되어 버렸으니까요. 차라리 ‘나’가 애인인 소연이나 동료 선생님들께 효인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았을텐데,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기수(학교, 카페)가 ‘나’와 ‘효인’이 함께 융화될 수 있는 유이한 장소들일 것이고요.

 

 

4. 결어

아무튼 제가 일반일상 장르 소설의 리뷰를 달아본 것이 처음인지라… 이것저것 인용과 각주를 넣는 것보다는 텍스트가 주는 문어체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게 이 소설을 음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여러분도 권선율 작가님의 ‘호수 혹은 바다, 그리고 대관람차가 있는 유원지’를 읽어보세요!! 그럼 이만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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