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책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처음 <달의 너머>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그리고 극 초반의 내용을 읽었을 때는 이 작품이 SF 소설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달의 너머>는 너무나도 현실적이었고, 또 너무 현실에 가까워서 안타깝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고 진한 감동이 있었던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Q.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던 삶, 가족으로서 엄마로서 여자로서 포기해야했던 삶, 제가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보았던 주제는 이것이었습니다. 결혼 전 인공위성 수리기사로 일을 하며 우주를 항해하기를 꿈꾸었던 엄마. 물론 꿈을 포기하는 이유가 임신뿐만은 아니었지만, 화자를 임신하며 엄마는 꿈을 ‘완전히’ 접어버려야 했죠. 물론 아빠도 희생이 강요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현실에서도 그렇듯 작품 속에서도 아빠보다는 엄마에게 자식을 키우는데 있어 포기가 강요되는 꿈의 비중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아빠는 집안을 꾸려가기 위한 경제적 활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원래 직업이자 꿈을 소박하게나마 이어갔고 또 다시 실현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전혀 그럴 수가 없었죠. 그런 엄마에게 찾아온 우울증을 아빠와 여동생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빠와 여동생에게 엄마의 우울증은 장남을 괴롭게 할지도 몰라 숨겨야 할 존재일뿐이었죠. 엄마와 엄마의 꿈은 결국 가족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그녀는 점점 웃음을 잃은 식물이 되어갑니다. 엄마를 그나마 이해하려는 가족은, 그 또한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살지 못한 장남이었습니다. 식물이 되어 고통받는 엄마를 위해 장남은 빚을 내어가면서까지 엄마의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합니다. 그녀의 감정은 알 수 없으나, 엄마는 건강하게 숨 쉬어 살아있을 때보다 죽었을 때 더 생명력이 느껴져보였습니다. 죽어서야 꽃봉오리를 피웠을 정도로 말이죠. 그동안의 이야기들이 너무 현실적이라 엄마가 꿈을 이루는 장면은 조금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그만큼 꿈은 요원하게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고 또 그래서 이 장면이 더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Q.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짧지만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작가님은 이 작품에 대해 가벼운 분위기의 단편이라고 설명했지만, 그저 가볍기만한 소설은 또 아니고요. 꿈을 포기해야했던 엄마, 그리고 엄마의 꿈을 이루어주고 또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아들의 이야기.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그런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