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은 주임과 열흘의 밤 감상

대상작품: 달빛수사 (작가: 연여름, 작품정보)
리뷰어: 청새치, 23년 4월, 조회 16

달빛수사는 짧습니다. 분량은 11편에 의뢰는 하나, 제한시간은 깔끔하게 열흘. 다니는 회사 대표의 막내딸에게 면접 볼 때 받은 은혜를 갚고, 동시에 통상 업무도 수행하기 위해 주인공인 희우는 무려 2년도 전에 좋지 않게 헤어진 후로 연락 한 번 한 적 없는 전 직장동료에게 전화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이야기가 늘어져 버린다는 걸 이해해도 정말 굉장한 행동력입니다. 달빛수사는 짧고, 또 짧아야 하니까요.

아무리 예쁘게 불러도 결국은 무보수 시간외 근무잖아요?

그래서 희우 못지 않게 희우의 전 직장동료이자 이 작품의 핵심 능력인 사이코메트리를 가진 재은도 장난 아니게 행동력이 좋습니다. 바로 만나서, 용건을 듣고 협상 후 수사에 착수하죠. 전에 같이 일했던 터라 손발도 척척 맞습니다. 맞지 않는 건 마음뿐이에요. 두 사람 다 서로에게 호감을 잔뜩 품고 있을 때 터진 한 번의 비틀림을 그대로 담아두고만 있었으니까요.

시간도 분량도 훅훅 지나는데 좀처럼 둘의 관계와 수사는 풀리질 않아서 제가 애간장이 탈 무렵이면 새로운 단서가 드러나고, 또 의외의 연결고리로 이어지는 완급 조절이 좋았습니다. 종종 현재와 비슷한 상황에서 떠오르는 과거의 얘기도 수사의 진척 만큼이나 반가웠고요!

그래서 결국 두 사람이 이 고된 무보수 낭만 야간 노동을 받아들인 건 짧은 분량이 만든 망설임 없는 행동력이 아닌, 그간 같이 보낸 시간과 달라진 모습이 키워낸 새로운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전개가 좋았습니다. 하긴 정말 어지간한 감정이 아니라면 아무리 젊어도 저런 제안은 받아들이기 힘들지요…

그리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한 마지막까지 깔끔하기 그지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두 사람이 보낸 열흘과 그 이후의 증인으로서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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