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코미디 감상

대상작품: 뻐꾸기 살인사건 (작가: 유우주, 작품정보)
리뷰어: 레즈, 11월 1일, 조회 11

상황 설정이 참 그럴 듯하다.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도 그렇고, 주요 장면들도 각각을 떼어놓고 보면 추리 소설, 특히 직접 몸으로 뛰며 사건을 해결하는 살짝 하드보일드스러운 탐정 소설의 전형적인 그것을 담고있다. 낮선 곳에 도착한 외지인이 탐정 역을 한다는 것부터가 그렇지 않은가. 물론, 전혀 그런 이야기인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소설은 애초부터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전혀 숨기지 않는다. 그래서 남는 것은 다소 황당한 일종의 역할극 뿐인 것인데, 이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그런 상황이 만들지게 한 캐릭터들을 나름 개성적이면서 또 우스꽝스럽게 그려서 의외로 코미디로 잘 연결되기 때문이다. 긴 이야기였다면 그것도 곧 식상해지고 지루하게 만들었을 수 있는데, 짧기 때문에 그렇게 되기 전에 이야기가 마무리 되기에 단편이란 포맷에 잘 어울리는 소재와 이야기를 짰다고 느끼게도 한다.

어쩌면 중간에 살짝 방향을 틀 수 있는 지점도 있어서, 나름 본격적인 미스터리 스릴러 같은 것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었는데, 그런 괜한 과욕을 부리지 않고 끝까지 한순간의 해프닝으로 사건을 다룬 것도 좋다.

이것을 양념처럼 사용하면서 로맨스로 끌어간 것도 나쁘지 않다. 이것도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가볍게 만들어준다. 게다가 느닷없이 사건에 말려들고 또 갑자기 끝내게 만드는 이유가 되주기도 하니, 좀 뜬금없을 수도 있지만 참 이용이 적당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여러 요소들 때문에 끝까지 가볍게, 나름 웃으며 볼만한 한편의 코미디로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연히 뇌를 번뜩이게 하는 미스터리를 담은 추리물 생각한다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이건 이것대로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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