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되지 않은 관계 감상

대상작품: 고삼 이복남매의 흡연 우정 (작가: 달빛글쓰기, 작품정보)
리뷰어: Julio, 23년 3월, 조회 6

문과 전교 1등, 이과 전교 1등이 수능장에 가지 않았다. 수학쌤과 화학쌤이 연애를 하기 시작한 것이 문제였는데…

각자의 부모님의 연애로 서로를 피해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학원 옥상에 마주치고 흡연 우정이 싹 튼다.

어른들의 결정으로 그들은 원하지 않은 관계에 엮였다. 하루 아침에 학교 선생님을 새엄마, 새아빠로 마주하게 되었으며 같은 학교 친구를 형제로 마주해야했다. 모든게 답답함으로 흘러가는 이 상황에서도 진정한 자유는 허락되지 않았고 최소한의 회피를 선택했다. 군대와 재수는 끝이 있다는 것이 공통점인데 군복무기간이 끝나고 재수기간이 끝나면 그들이 각자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흡연 우정은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타인의 결정에 의해 내 상황이 바뀌어나갈 때 큰 답답함과 회의감으로 가득했다. 내 의지가 섞이지 않은 변화이기에 이 변화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감이 전혀 잡히지 않았고, 어디로라도 그냥 도망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감정들로 인해 모범생이었던 두 친구가 흡연을 하게 되었던게 아닐까. 따뜻한 말 한마디 오가지 않는 한공간 속 두 사람이지만 같은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흡연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소재를 통해 자그마한 위로와 공감이 전해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의도치 않은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지만, 바뀔 수 없는 현실인만큼 군대와 재수 시간들을 잘 꾸려나가면서 또 하나의 아름다운 가족이 생성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두 사람이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흡연 우정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그 둘의 부모님 이야기까지 아직 펼쳐질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기에 시리즈처럼 계속 이 소설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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