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두 가지 성향으로 나눠볼 수 있다. 모험을 즐기는 성향과 그렇지 못한 성향.
나는 모험을 썩 즐기지 않는다. 내가 모험을 즐긴다고 한다면 나의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을 때만 맛보는 것으로 족하다.
세인이도 나와 비슷한 성향으로 보인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이상한 것들이 보이던 세인이는 자신을 도와준 뫼호국의 아모개 신녀와 결국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된다. 정확히는 서로의 몸을 빌리는 형태로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만.
평온하게,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왔던 안전지향주의자 세인이에겐 무당이 되라는 선택지는 정말 고르고싶지 않은 것이었겠으나, 자신이 원하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아모개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 현실(?)과 타협(?)하는 과정에서 세인이와 아모개가 주고받는 만담같은 대화가 꽤나 유쾌하다. 특히 세인이의 유머감각과 아모개의 톡톡 쏘는 말투는 자칫하면 무겁게 분위기가 늘어질 수 있는 극중에 청량감을 선사한다.
이 소설의 또다른 특징으로는 퇴마 장르에 게임 판타지 설정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과 각자가 가진 능력치 등을 우리에게 익숙한 퀘스트, 스텟창 등의 요소를 통해 자칫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설명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점은 이 소설이 가진 장점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각각의 성격이 뚜렷해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는 등장인물들과 이 소설의 특징이 결합하니 스크롤이 쑥쑥 내려간다.
타라한이 얽힌 뫼호국의 메인 퀘스트와 현후가 얽힌 현대의 메인 퀘스트가 서로 교차하며 발생하는 지엽적인 퀘스트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세인이와 아모개를 보고 있자면 응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
작가님이 빨리 다음편을 올려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