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땜용이라며!>는 어떻게 끝날까요? 비평

대상작품: 액땜용이라며! (작가: graiai, 작품정보)
리뷰어: 양모, 17년 6월, 조회 42

<액땜용이라며!> 리뷰

 

<액땜용이라며!>는 재미있고 잘 읽히는 글입니다. 가볍고 노골적인 어조의 1인칭 서술도 점잔빼지 않아 좋고, 도입부에서 독자의 호기심을 끄는 방법도 좋습니다. 서먹서먹한 사이의 친척이 그간 미안했다며 주인공에게 공짜로 방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하거든요. 누가 봐도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이고, 내막이 궁금해진 독자는 선선히 스크롤을 내리게 됩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이야기는 좀 더 흥미로워집니다. 빌려주겠다는 방은 풀옵션 복층 오피스텔이라 마음에 쏙 들지만, 어쩐지 수상쩍은 부적이 붙어 있어 꺼림칙합니다. 방은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어쩐지 냉기가 돌고, ‘나’는 입주한 지 얼마 지나자 피로감을 느낍니다. 아마 부적의 영향이겠지요. 하긴 좋은 오피스텔을 그냥 빌려줄리가 있나요. 뭔가 야로가 있겠지요.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가속하겠군요.

 

아니나 다를까, 주인공은 본격적으로 앓아 눕고, 그게 다 수상한 부적의 작용인 것이 밝혀집니다. 독자를 궁금하게 하는 사실은 더욱 늘어납니다. 나쁜 놈들은 왜 하필 주인공을 타깃으로 고른 것일까? 부적으로 빨아들인 기는 어디에 쓰고 있는 걸까? 이 애매한 사이의 남자애는 이제 어떤 식으로 사건에 영향을 주게 될까? 서먹서먹하던 두 집안의 사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앞으로 펼쳐질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스크롤을 내리는 속도를 높입니다.

 

그러자 작가 코멘트와 별점창이 눈에 들어옵니다. 글이 끝났군요.

 

당황스럽습니다. 이야기는 이제 초반을 넘어가고 있는데 작가는 갑자기 글을 닫아버립니다. 너무 초반에 끝나버렸기에 심지어 이 이야기는 장르조차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외가는 친지들에게서 빨아들인 생기로 뭔가 사악한 주술을 쓰고 있던 건가요? 그렇다면 판타지 장르겠네요. 그 주술의 목적은 무엇이고,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조사해 나가나요? 미스테리군요. 주인공은 그 주술을 분쇄하기 위해 부와 권력을 갖춘 외가와 직접 대결을 벌이게 될까요? 그러면 스릴러 장르겠고요. 그 과정에서 이성으로 보지 않고 있던 주영이를 이성으로 보게 될까요? 로맨스네요.

 

제 생각에 이 글은 재미있게 잘 쓴 글이지만 소설은 아닙니다. 미완이기 때문입니다. 왜 글을 이 지점에서 멈춰 미완으로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쓰기 싫어졌을 수도 있고, 얼른 끝을 내고 싶었을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아쉽지 않습니까? 이 글의 뒷 이야기는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고, 다양한 갈래로 뻗어나갈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데. 거기다가 작가는 그 이야기를 재미있고 경쾌하게 풀어나갈 필력을 갖추고 있는데. 저는 아쉽습니다.

 

그렇기에ㅡ 리뷰를 마치면서 저는 다시 한 번 질문하고 싶습니다.

작가님, <액땜용이라며!>는 어떻게 끝날까요?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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