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스스로를 구원한다. 공모(감상)

대상작품: 블루, 가끔 무지개 (작가: 구미로, 작품정보)
리뷰어: 적사각, 1월 19일, 조회 39

리뷰에 앞서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본인은 우연한 만남이 한 사람을 구원하는 이야기에 더해서 한 사람의 성장 이야기로 읽었다.

그 이유를 구미로 작가님이 밝힌 블루를 우울, 슬픔에서 가져온 것에 빌려 내 멋대로 해석해보았다.

본 소설에선 우주에서 블루가 찾아오지만 (억지를 부려) 블루를 산하의 마음에서 돌연 피어난 감정, 우울이라고 보았다. 산하가 처한 상황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금방 찾아오겠다며 떠난 아버지는 오지 않고 5년이나 아버지가 떠난 집에서, 그것도 숲속에서 혼자 살고 있는 열 살 아이. 산하에게 블루가 찾아오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여기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것이 블루가 찾아옴과 동시에 소라고둥을 잃어버린 것이다. 소라고둥은 (본인 해석에 맞추면) 산하에게 아주 소중한 기억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을 블루가 오자마자 잃어버렸다는 것은 일부러 산하가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블루의 능력은 주위에 비를 하염없이 뿌리는 것인데 처음에는 이것이 무엇인지 몰라 산하는 우산을 쓴다. 비가 오면 피해야겠다고 생각하지, 맞자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블루와 지내다 보니 그리 나쁜 친구는 아니다. 나(산하)와도 말도 잘 통하고 친절한 친구 같다. 산하는 블루를 밀어낼 생각을 않는다. 공허한 산하에게 오랜만에 어쩌면 처음으로 찾아온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하는 우산도 쓰지 않고 비를 맞는다. 한바탕 울고 나면 한결 개운해지는 것처럼 가끔 떠오르는 무지개도 좋다. 하지만 그 탓에 산하의 환경은 망가져간다. 선인장은 물러터지고 천장에는 곰팡이가 핀다.

산하는 이것을 모르는 것 같지만 블루는 안다. 그러니까 사실 산하는 알고 있는 것이다. 주위가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결국 자신을 덮칠 거라는 것을. 그러기 전에 블루와 이별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쉽게 놓아주지 못한다. 체류기간이 한 달인데 세 달이나 머물렀다는 걸 보면 블루도 산하도 마음 먹기까지 쉽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결국 블루는 산하를 떠나고 떠나기 전에 소라고둥을 산하에게 돌려준다. 본인은 앞서 소라고둥을 소중한 기억이라고 해석했다. 슬픔 때문에 잊고 있었던 소중한 기억을 되찾은 것이다. 이처럼 감정에 휩쓸려 영영 사라진 것 같은 소중한 기억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뒷이야기를 상상해보자면 결국 산하가 블루의 바람대로 마을로 내려갔을 거라 본다. 그곳에서 어떤 삶을 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번에는 레드나 옐로우를 만날 수도 있다. 또다시 블루를 만날 수도 있다. 어쩌면 혼자 소라고둥에 매달렸던 것과 달리 또다른 소라고둥을 만들 수도 있다. 우리의 삶처럼 산하가 만날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상상을 덧붙였지만 굳이 산하가 마을로 가지 않고 블루를 떠나보낸 것만으로도 산하는 스스로 성장하고 스스로를 구원했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감정을 받아들이고 떠나보내는 경험을 아이를 어른으로 성장시킨다.

구미로 작가님은 구원 서사를 쓰고 싶으셨다고 밝히셨는데 MSG를 첨가해서 스스로 구원하는, 성장하는 방향으로 해석해보았다. 억지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너무 끼워맞췄다고 해도 드릴 말은 없다. 이쁘게 봐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구미로 작가님이 밝힌 소설의 의미가 자유게시판에 있으니 작품을 읽으신 분들은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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