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고 있어요. 처음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싶어요. 그리고 ‘소녀’가 이야기하는 게 진짜인지도 의심스럽고 듣고 있는 남자도 뭔가 수상쩍어요.
그 두 사람이 한 사건과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대화를 이어나가는게 주된 흐름입니다.
카페에서 서로를 코 앞에 두고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띠동갑의 남녀. 조금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면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특이한 장면도 아니죠. 하지만 이 둘의 대화 속에는 노골적인 묘사나 식상한 대화기술 하나 없이 미묘한 애로티시즘과 밀당이 담겨있어요. 덕분에 읽으면서 평소에 느낄 수 없는 쫄깃한 긴장을 느낄 수 있었어요.
‘소녀’의 독특한 화법과 유머감각, 그리고 작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나’의 차가운 서술은 두 사람의 관계, 그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 시킵니다. 소녀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소녀를 향한 ‘나’의 진심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굉장히 재밌게 읽었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사실 Rogias님의 다른 작품이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범인은 이루다’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었어요.
예전에 써두신 작품을 손봐서 올리신 것 같은데 더 많은 작품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