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할수록 멀어지는 것에 대하여. 공모(감상) 브릿G추천 이달의리뷰

대상작품: 여왕이여, 영원하라 (작가: 미타, 작품정보)
리뷰어: 루주아, 4월 7일, 조회 74

인터넷에 글을 쓰는게 어려운 까닭중 하나는 독자를 상정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리뷰는 명확한 장점과 치명적인 단점을 갖추고 있는데, 장점이라고 하면 최소한 한 명의 독자를 확보한다는 점이고 단점이라면 딱히 그런게 아님에도 작가가 읽고 자신을 위한 글이라고 착각한다는 점이에요.

기만적이라 느낄 수 있지만 이렇게 쓰는 까닭은 작가와 저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딱히 작가의 의도를 재단하거나 취향을 강요하고 싶진 않으니까요.

작가나 저에 대한 이야기 대신에 여왕이여, 영원하라에 대한 이야기나 하죠.

이야기를 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좀 하죠. 단편과 장편을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물론 수없이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장편은 좀 더 치밀한 설계도가 요구된다고 하죠. 장편이 구성적으로 분석하기가 더 좋아요. 구성에 관련한 방법론도 많고요. 3막구조나 영웅의 여정이나 그런 것들이요.

여왕이여, 영원하라는 짧은 분량이지만, 구성적으로 나쁘지 않아 보여요. 만약에 3막 구조로 나눈다면 소각장을 중심으로 나눌거 같네요. 소각장에서 다은이의 이름표를 찾은 부분을 1 구성점으로 잡을 수 있겠죠. 구성점을 지나면서 주인공은 만월제의 여왕, 정확히는 그 왕관에 대한 실체에 조금씩 접근하고 더 꺼림칙해 지는 거니까요.

그러나 2 구성점은 좀 애매한데, 분량상으로는 다른 후보를 소각장에 밀어넣어 보석으로 만든 부분이지만, 이야기 상으로는 나래선배가 나타나고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왕관을 쓴 부분이 더 적합해 보여요. 그러니까 구성적으로 좀 더 갔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급격하게 끝난 이야기가 아닌가 싶네요. 그게 이 단편의 매력이자 약점인 것처럼 보이네요. 구성에서 오는 강렬한 에너지가 갈곳을 잃어서 상상력으로 메꿔지는 재미가 있는 반면에 허탈감도 분명 있으니까요.

물론 3막구성은 시나리오에 적합한 구성방식이고 실질적으론 영화에 훨씬 더 적합하기 때문에 단편에 1:1로 대응하기엔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이전 리뷰에서 설정이 부족하다는 말이 마음에 걸려서에요.

만월제의 여왕에 대한 설정이 명확하게 필요할까요? 저는 그 분석에 동의하기 어렵네요. 이건 그냥 맥거핀에 불과하잖아요? 추친체에 불과한 것에 그렇게까지 공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원피스가 초기에 연재될때, 진정한 원피스는 지금까지 쌓아온 동료들간의 우정 여행을 하면서 만난 인연 등이다 하고 퉁치는 가짜엔딩들이 많이 돌아다녔죠. 그런데 이건 거꾸로 이런 모험소설의 핵심을 꿰뚫은 대사기도 해요. 성배를 찾는 모험에서 중요한건 성배가 아니라 모험을 떠나면서 얻은 깨달음인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여왕이여, 영원하라에서는 만월제의 여왕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떤 성장/타락을 겪느냐가 중요할 거에요.

영웅의 열두여정으로 돌아가면, 이건 거짓 죽음이고, 오막구조로 치면 위기이며, 웹소설로 치면 고구마인 거죠. 작가는 지면을 넘어서 작가의 한마디를 빌려서 결말이 암울하다고 썻는데, 아뇨. 이건 결말이 없는 거에요. 우리가 없는걸 평가할 순 없기에 암울하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네요.

물론 단편은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요. 때론 침묵이 더 중요할 때도 있는 법이고, 생각의 계기를 뚫어주기도 하니까요. 모든 이야기가 완결된 장편일 필요는 없겠죠. 그러나 거짓 죽음 다음에 오는 부활이, 위기 다음에 오는 절정이, 고구마 다음에 오는 사이다가 사실상 작가가 제일 하고 싶었던 한마디며 테마를 가장 강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그 부분이 없는게 좀 아쉽게 느껴지네요.

뭐 작가를 위한 글은 아니라고 선언하고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신경쓰이게 할 건 분명하기에 작가를 위해 한마디 정도 남겨두자면, 아마 만월제의 여왕에 대한 설정을 상세하게 짤수록 글이 어그러질 거에요. 분명히.

그래도 세상에 이렇게나 이야기가 많은대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첫 문장을 쓰는 사람을 재능있는 작가라 부르고, 수없는 고난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문장을 마치는 사람을 능력있는 작가라 불러요. 재능과 능력을 의심하지 마시고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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