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단만 읽고도 “와 필력이 프로수준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을수록 그 생각은 더 확고해졌다.
다만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결말까지 다 읽고 나서는, 처음의 강렬한 인상 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가슴 한구석에 더 크게 자리 잡았다. 한 편의 단편소설 보다는, ‘민담이나 작중작 구성이라는 늬앙스’만을 표현하는 데에 집중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분위기에 취해 즐길 수는 있는 작품이지만 중간에 묵직한 한 방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