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전설 같은, 비극적인 운명 이야기 공모(비평) 공모채택

대상작품: 검은 새 (작가: 김완두, 작품정보)
리뷰어: 붉은박쥐, 22년 1월, 조회 48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구성을 취하고 있으며,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일관성 있게 진행하는 점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예언의 시를 중심으로 불길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내내 잔혹한 내용을 담담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서로 관계가 없던 소년과 소녀가 깊게 얽혀가며 관계가 변해가는 플롯이 흥미진진합니다. 우연에 의존하지 않고 서로가 처한 상황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비극이란 점은 마치 고대 전설을 보는 것 같습니다. 비극적인 전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합니다.

하지만 판타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배경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여 장면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에게 이름을 붙여주지 않는 것은 작가 나름대로 의도가 있겠으나, 소년과 소녀가 매우 개성이 강한 인물인 만큼 가능하면 이름을 붙여주는 편이 더 인상을 강하게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후반부에 인물들이 격렬한 감정에 휩싸이는 부분의 묘사는 좋으나, 소설 초반부의 대화는 어딘가 짜맞춘 것처럼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잘 모르는 사람끼리 대화할 때는 매우 조심스러운 것이 보통일 텐데,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초면부터 너무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다. 그걸 고려하면 좀더 자연스러운 대화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에서 악마나 예언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악마가 어떤 존재이기래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죽이자고 하는지, 예언자가 저렇게 가볍게 말을 바꿔도 사람들이 바로 믿을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는지 등을 좀더 설명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묘사력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지만 비극적인 운명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즐길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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