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인 설명을 바탕으로 한 미스테리 호러 공모(비평) 공모채택

대상작품: 생명의 이론 (작가: 노말시티, 작품정보)
리뷰어: 붉은박쥐, 22년 1월, 조회 35

생명의 이론 1부 모닥불의 밤을 다 읽었습니다,

초반에는 상당히 빠져들었습니다. 수수께끼의 상황을 던져놓고, 흥미로운 인물을 등장시키고, 어느새인가 현실인지 꿈인지도 구분이 안 가는 어지러운 상황으로 몰고가는 과정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습니다. 대화의 흐름이 부드러우며 상황 묘사도 구체성이 있어 잘 이해가 됩니다. 특히 오컬트 의식에 대한 부분은 묘사가 매우 생생해서 공포스럽습니다.

장르는 스릴러와 SF로 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스릴러보다는 호러에 가깝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스릴 있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원초적인 공포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사태에 말려들어 이해도 못하고 발버둥쳐야 하니까요.

1-03 프리랜서 PD. 설효원의 사례 편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1인 취재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정보 전달이 자연스럽더군요. 단순히 의문만을 부풀려나가다가 마지막에 충격적인 전개로 빠지는 부분이 공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뒤로 갈 수록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에피소드마다 패턴이 다 비슷비슷한 것이 문제입니다. 주인공이 수상쩍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게서 생명의 비밀에 대해 설명을 듣고, 무시무시한 주문을 외는 의식을 보게 되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의문의 결말로 끝납니다. 이게 계속 반복되니 신선함이 떨어집니다. 아까 본 이야기를 다시 보고 있는 것 같은 감각을 떨치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너무 하나같이 이성적인 것 같습니다. 학부생이나 연구원이 주인공일 때는 납득을 했지만, 형사 같은 거친 직업을 가진 사람까지 그런 성격인 것은 납득하기 힘들었습니다. 이 형사가 주먹질과 피비린내가 난무하는 범죄현장을 헤쳐나가 왔다는 것이 잘 상상이 안 가는군요. 그리고 진지한 성격의 캐릭터들 밖에 나오지 않으니 소설의 분위기도 너무 일괄적으로 진지하기만 해서 무겁습니다. 가끔은 아무 생각 없는 캐릭터라든가, 아니면 좀 속물인 캐릭터를 넣어서 분위기를 바꿔 보았다면 좀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순수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넓은 독자층을 포용하기에는 좀 힘들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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