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데 살고 싶지는 않은 마을 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이계리 판타지아 (작가: 이시우, 작품정보)
리뷰어: 보네토, 17년 5월, 조회 280

경상남도 창원군 OO면 이계리(최초 제목이 그랬다고 기억한다. 다만 군 이름은 이렇게 기억이 나는 듯도 한데 면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 회사에 호기롭게 사표내고 글 쓰고 싶다며 내려간 예비 작가 하나가 터 잡고 사는 그곳.

그러나 어딘가 수상하고, 어딘가 위험한데, 어딘가 흥이 돋는 그곳.

 

그곳, 이계리라는 이름에서 이계(異界)를 떠올렸다면, 정답이리라.

내고향 6시를 찍기 딱 좋은 위치인데 이계라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지만 이곳에서 흥겨운 인물(인물일까?)들이 어반판타지, 아니 시골판타지를 찍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 이계리에서 시골판타지를 찍고 있는 인물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 이야기를 영업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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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미호

1회의 주인공. (전 화의 주인공일 수도 있지만 혹시 몰라 1회로 한정해본다) 쪼렙 궁수.

몇 건의 공모전에 입상하여 글맛을 알게 된 후, 이계리의 집과 토지를 물려받은 것을 계기로 귀촌한 전업 작가가 되겠다며 이계리로 내려가 버린 젊은 여자다.

전 남자친구의 영향으로 활쏘기에 관심을 갖게 되어 요즘도 종종 활을 쏜다.

이계리가 그렇게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시 서울로 올라갈 생각도 없다.

개 한 마리를 받고 나서 궁수로 거듭나는 중. 성질도 있는 편이고, 셈이 어둡지 않으며, 어리숙한 동네 김서방을 속이려는 면모도 있다.

 

2. 아버지

성은 강. 어머니와 별거하던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면서 주인공에게 이계리의 집과 토지를 물려주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모든 사건의 원흉.

이 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저수지 옆집 김서방이 끈질기게 김서방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사실로 김서방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

 

3. 저수지 옆집 남자

외견 묘사가 제일 잘 되어 있는 인물 중 하나.

눈이 깊고 코가 오뚝했지만 긴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에 가리워진 얼굴이 남자의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게 했다.

언젠가 아버지와 함께 인사를 주고 받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도 남자의 인상은 생소했다. 하지만 유달리 깡마르고 훤칠한 체형만은 기억에 분명히 남아 있었다. [1회 – 개와 궁수와 개 (1)]

말투가 어눌하다. 어리숙한 면이 있다.

개에 집착한다.

“여기선 개 안 키우면 안돼! 마침 우리 집 개가 새끼 낳아서 내가 한 마리 가져다 줄 테니깐 사료값이랑 해서 오…오만원만 줘!”

“아니. 지금 무슨 말이야!! 이계리 살면서, 특히 이 집! 살면서 개를 안 키우겠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야?”

“아니!!! 내가!! 선의로 개를… 파수견을! 주겠다는데! 어!! 도시 사람이라고 시골 사람들 무시하는 거야??!! 어!! 오만원이 그 사…사료값도 안 되는 금액인데!!”

얄밉게 굴 줄도 안다.

“난 이제 개 줄 생각 어…없는데?”

하지만 그냥 허술하다. 안쓰럽게도 허술 그 자체. 주인공이 어둑의 고기를 달라는 남자의 말을 오해(?)하고 어둑 고기를 던져 주었을 때 울부짖는 모습을 보면 정감이 넘친다.

“아니 할머니! 쟤 왜 저래요? 도시 애들은 다 저렇게 이상해요? 아니! 내가 어둑이 고기 사달라 했더니! 저기 협동조합 마트 가면 한 근에 이만 오천원에 파는 고기를!!! 그걸 사주기 싫어서!! 어?? 이렇게 남의 집 마당을 피범벅으로 만들고!! 나보고 어쩌라고 이런데요??!”

피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점이 의아하지만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4. 김귀녀 할머니

이야기의 주인공 아니 핵심 인물. 만렙 검사.

장신에 곧은 몸, 얼굴에 일자로 파인 깊은 흉터, 쇠를 긁는 듯한 큰 목청, …어쨌든 인간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주인공을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주인공에게 여러 조언을 하고, 주변인을 부려 실질적으로 돕기도 한다. 멋멋 멋멋멋은 덤이다.

명함마저 멋있음이란 게 흘러넘치는데, [필요할 때 있는 사람. 김귀녀]라고 적혀있기까지 하다. 감히 추정하건데, 귀는 귀신 귀, 녀는 계집 녀일 듯하다.

직접적으로 괴이(어둑)를 베어넘기고, 화려한 차를 몰고 다니기까지 한다.

 

5. 치과의사

왼쪽 뺨에 깊게 파인 발톱 자국 같은 흉터가 난 남자. 능숙하게 3D 프린터를 다룰 줄 안다. 미호에게 화살촉을 출력하여 갈무리해 준다.

아래와 같이 말하는 것으로 보아, 분명 이계리에는 뱀XX어나 늑X인X도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는 인상을 남겨준다.

“3D 프린터 처음 보셨어요? 요새 임플란트나 교정 시술 빨리 진행하려고 치과에서 많이들 사요. 특히 이계리에는 치아 관리 중요한 존재들이 많잖아요?”

김귀녀 할머니에게 은혜를 입은 적 있다.

 

6. 어둑

사람의 말소리로 말한다. 손톱이 발달한 듯하다

처음엔 어린아이의 말소리로 말하다 나중엔 성인 남성의 말소리로 말한다. 인간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고, 심지어는 성적 폭력도 가능한 모양이다.

“들어가서 죽이자. 욕보이고 죽이던가. 죽이고 욕보이던가. 욕보이면서 죽이자.”

“그래 들어가자. 야차 같은 할머니는 초대받지 못했으니 우리 마음대로 해도 돼.”

[2회 – 개와 궁수와 개 (2)]

김귀녀 할머니를 무서워한다. 할머니가 문지방을 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마자 태도가 돌변한다. 죽으면서 남기는 흔적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주로 말로 사람을 괴롭히며, 사람의 인정과 두려움을 통해 강해진다. 덕분에 잠들어 있는 사람은 죽이려 하지 않는다. 깨우고 난 후 겁을 준 후 죽이는 모습을 보이며, 사람을 잡아먹는 것도 좋아하는 듯하다.

원숭이 얼굴에 개의 몸 비슷한 것을 가진 외모이다. 크기는 미정.

거짓된 주인을 섬긴다는 묘사가 나오는 것으로 봐서, 분명 이 이야기엔 핵심 빌런이 따로 존재한다.

 

7. 미호의 개

아직 강아지. 새까맣고 불독만한 크기. 콧김은 유황냄새를 풍긴다.

아무리 봐도 정체가 X옥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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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회와 덤이 끝났을 뿐인데, 이미 나는 할머니의 팬이 되었다.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

과연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로맨스판타지라 태그를 달고, 로맨스에 체크되어 있기까지 한 이 이야기의 방향은 대체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미호의 짝은 대체 누구인가?!

이 수많은 기대와 궁금증이 뭉클거리는 가운데, 술님은 과연 술을 몇 병이나 드신 후에야 이 모든 이야기를 완결내실 것인가?!

기다리는 B모가, I 도시에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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