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법사가 부리는 진짜 마법 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동전 전쟁 (작가: 빛옥, 작품정보)
리뷰어: 샤유, 17년 5월, 조회 136

<동전 전쟁>은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입니다. 전쟁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유머 감각이 있고 조금도 무겁지 않죠. 인물들은 매력이 있고 소재 또한 기발하며, 결말도 훌륭하죠.

하지만 이 작품에는 미스터리가 하나 있습니다. 작중에서 ‘스승님’으로 호칭되는 대마법사는 정작 쓰라는 마법은 안 쓰고 로봇이나 만들고 있지 않나요. 물론 그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 마법이 사용되긴 하겠지만, 작중의 마법사는 마법사라기보단 괴짜 과학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픽션에서 쓰이는) 괴짜 과학자 캐릭터에 마법사라는 외피만을 입힌 게으른 작품일까요? 이야기의 한 면만을 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니에요. 작중에서 분명 마법사는 ‘진짜 마법’을 부립니다. 그 어떤 마법보다도 강력한 마법을요.

앞서 말했듯 이 소설은 전쟁 소설임에도 전쟁이라는 단어의 자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소설에서의 전쟁이 일종의 대리전으로,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것은 국왕들과 그들이 공출한 재산들 뿐입니다. 그리고 글 말미에 밝혀지듯, 그것은 다시 사람들에게 재분배 되죠.

그러니까, 이 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받는 자들은 오직 그 주동자들 뿐이란 겁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만든 사람은? 마법사죠. 그것이야말로 진정 마법이라고 부를 만한 것 아닐까요?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는 마법사임에도 화려한 마법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지혜를 이용해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을 가능하게 만드는 일을 하죠. <동전 전쟁>의 마법사는 그와 비슷한 맥락에 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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