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적 욕망의 신기루 공모(비평)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흩어진 아이돌 (작가: 녹차빙수, 작품정보)
리뷰어: DALI, 21년 4월, 조회 107

이야기의 톤이 음산하면서도 한편으로 역동적입니다. 음울하게 흐르는 기운 아래로 굉장히 이질적인 생기가 끓어오르는 느낌이랄까요. 생존에 대한 인물들의 일차원적 의지가 매우 저돌적인 방식으로 표출되면서 작품의 분위기를 인상적으로 차별화해냅니다. 저는 무엇보다 이 작품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톤이 좋아요.

 

제목의 ‘아이돌’은 이야기 속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단 하나의 욕망을 표상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 <우상>의 연출을 떠오르게 하는 요소가 여럿 보이기도 하네요. 우상을 향한 자기파괴적 동경, 마른 껍데기에 지나지 않았던 우상의 소름 돋는 실체, 어둠 속에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흘러가는 서사, 변곡점이 되는 사건을 기준으로 급변하는 전개, 돌이킬 수 없이 극으로 치닫는 인물 간의 갈등, 고어물의 장르적 정체성을 선명히 드러내는 결말부 연출과 같은 요소들이 그렇습니다.

 

 

특히 결말부에서는 영화 <곡성>에서 나홍진 감독이 인상적으로 선보인 바 있는 컬트적 연출과 이미지가 강하게 연상되기도 합니다. 저에겐 기시감보다 장르적 쾌감이 훨씬 크게 느껴졌고요. 그만큼 기억과 혼란, 의심과 불신, 파국에 이르기까지의 내러티브가 강렬하고, 작가가 주제의식을 다루는 솜씨도 뛰어납니다. 앞으로도 이런 느낌의 작품을 계속해서 종종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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