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시간을 누군가 앗아간다면 공모(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콜러스 신드롬 (작가: 해도연, 작품정보)
리뷰어: DALI, 4월 17일, 조회 107

―시간의 속성에 관해 알려진 과학적 사실들의 간섭에서 잠시 벗어나 순전히 개인적 차원에서 말해보자면― 한 사람의 시간은 그 자신의 기억과 감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삶을 진실하게 살아간다는 건 매 순간 자신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며 세상과 곧게 상호작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시간은 정말로 그 사람만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특정한 시간이 한 사람의 매우 순도 높은 기억과 감정으로 채워지더라도 그것은 필연적으로 타인의 시간에 겹쳐 놓이게 될 겁니다. 시간의 밀도가 높다는 건 ―역시 순전히 개인의 주관적 영역에서― 그 시간에 얽힌 감정의 농도가 짙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토록 강렬한 감정은 타인에게 곧잘 전이되곤 하죠. 한 사람의 감정은 다른 사람의 감정과 공명하면서 더 짙어지기 마련이니까요. 우리가 긴 인생의 연속선 위에서 어떤 시간을 다른 시간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의미 있게 느끼는 것은 그 안에 매인 감정이 아직도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주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우리의 시간을 누군가 흔적도 없이 앗아가려 한다면 어떨까요. 심지어 그것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에 걸쳐 공유한 시간이라면요. 생각할 것도 없이 인생을 건 싸움이 시작되어야겠죠. 이 이야기의 주인공 ‘유슬’은 세상에 하나뿐인 딸들과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 분투합니다. ‘하나뿐인 딸들’이라는 표현은 남편 ‘재호’의 타임리프 능력에 의해 가능해지고요. 이렇듯 「콜러스 신드롬」은 시간 여행 테마를 흥미롭게 다루면서 동시에 관계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시간’ 그 자체를 사색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읽어 내려가는 동안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원더풀 라이프>(2001),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2005) 같은 작품들이 떠오르는 건 아마 그래서겠죠. 소재부터 서사를 전개하는 방식, 결말의 뉘앙스까지 완전히 결이 다른 작품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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