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 …려다 말고 애매한 그대. 공모(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포션 마이스터: 마지막 에피소드 vs 키야먀(최종전) (작가: 뚜근남, 작품정보)
리뷰어: 드비, 20년 11월, 조회 48

작가님께 묻고 싶다.

 

누구에게 보이고 싶은 작품이었는지.

 

 

음… 뭔가 비판적인 뉘앙스로 느끼실 것 같아 조심스러운데, 어쨌거나 글이란 건 읽어줬으면 하는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간혹 자기 만족을 위해 쓴다는 분들이 있던데, 그런 분들은 공개 따위 하지말고 자기 집 컴퓨터나 off로 종이로 보관하시고 혼자 즐기시면 된다. 그러나 열에 아홉은 누군가 읽어주었으면 싶고 긍정적인 평을 듣고 싶은 것이 작가라는 생물의 숨길 수 없는 본성이 아닐까.

혹 이 말에 동의하는 작가라면 <타겟 독자층>을 은연중 염두에 두고 글을 쓰셔야 한다는데도 동의하실 수 있을 거다. 뭐 인위적으로 그런 걸 나눠야 하냐는 둥 그런건 작위적인거 아니냐, 내 글의 독자는 이 세상 모든 인간이다 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글을 읽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일 것이니 살포시 뒤로가기 하시길 권해 드린다.

 

조금 과장해서, 농밀하고 화끈한 삽화가 실린, 성인 남녀가 살을 섞는 성애물을 유치원 책꽂이에 꽂아 둔다면 어떨까. 그래도 괜찮다고 하실 분, 계시는가?

 

오해는 마시라. 이 작품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단지 독자에 대한 안배가 없다?는 느낌에서 비슷한 면이 있다.

 

정말 뛰어난 필력을 가진 작가님이 의도적으로 가볍게, 기괴하고 가식없이,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소재 까지도 러프하고 과감하게, 누가 볼지 구애받지 않고 일필휘지 춤추듯 달리셨다는 느낌.

 

 

사실 나는 이 작품을 꽤나 재미있게 보았다.

 

작가님이 밝히셨듯이 이 작품은 라이트 노벨(light novel)(노블을 노벨이라 발음한다)이다. 따지자면 청소년 층을 주 독자로 하는 일본식 대중문학장르의 하나로, 정의하는 말마따나 다소 가볍고, 원래는 만화같은 삽화가 꽤 많이 들어가는 일본풍 애니메이션 소설이라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보는 내내 정말로 일본식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 생생히 그려질 정도로 그 특유의 과장된 파이팅이 넘쳐난다. 나는 사실 그런 묘사들을 싫어하지 않는다. ‘멋지다 마사루’ 같은 열폭 개그물을 배꼽을 잡고 보기도 했고 락 음악을 배경으로 한 진 겟타로보의 열혈성을 한 때 사랑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한번 물어보자.

 

이 작품이 브릿G에서 팔릴까? 이 작품이 돈이 될지를 떠나서 브릿지에 있는 독자들(실상 80% 이상이 장르 소설 작가 또는 작가지망생이라는 모르는 사람 빼고 다 아는, 비밀아닌 비밀의 독자님들)이 엄지척 해줄거라 기대되는가?

 

음… 글쎄 싶다(당연히 본인은 브릿지안들의 생각을 대표하진 못한다) 이곳은 실로 요즘 그렇게나 돈이 된다는 ‘웹소설’ 또한 특유의 자존심과 의지로 지양하는 이들이 모인 곳이다. (오해 마시라. 웹소설이나 라이트 노벨을 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 역시 나중에 완성하고픈 웹소설 미완 작품도 있고, 그 쪽 취향이고 도전해서 성공할 수 있다면 그 역시 응원하는 바이다.)

다만 이 곳엔 이 작품을 기꺼해줄 독자층이 많지 않을거란 예상이 어렵지 않다는 거다.

 

또 하나의 문제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해석?인데,여성을 억압해온 불평등, 낙태, 남성 불필요? 등을 깜짝 놀랄 만큼 기괴한 소재로 녹여내고 있지만… 이 글에 숨은 이상을 과연 여성들이 손을 들어줄까 의심스럽다는 데 있다. 남성혐오나 여성혐오 따위가 일부에서는 여전히 이슈가 된다. 이 글에서 그것은 자칫 변질되어 작가님의 의도?와 무관하게 혐오스러움으로 뒤통수를 후려갈길 여지가 다분하다. 점잖은 분들은 그냥 살포시 뒤로 가기를 누르실 것 같고, 순수하거나 연령이 어린 독자들에겐 즐거이, 재미있으니까 봐봐 라고 추천까지는 못해줄 것만 같다. 뭔가 라이트 노벨 시장에도, 여성들에게도, 청소년들에게도 추천하기가 꺼려진다. 일부 매니아들 정도만이 소화할 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은 것. 

 

사실 나는 보면서 감탄한 구석이 적지 않다. 연금술사가 내놓아야 하는 상품에 대한 기준 등의 탁월한 통찰이랄지 심사과정 등이 그러하다. 따지자면 이건 세일즈의 영역이라 통털어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설득의 심리학과도 무관치 않다. 그런데 어째서, 이 정도의 식견을 보이시는 작가님이 정작 자신의 작품을 읽을 독자들에 대해서는 이다지도 고심한 흔적이 없을까.

 

난 그냥 이거 쓰고 싶으니까, 볼 테면 보고 취향 아니면 거르시라 그런 것이었다면… 할 말이 없다. 근데, 봐주길 바라시지 않았는가? 리뷰를 원하신 것은 작품에 대한, 좋은 평에 대한 열망인 것을 부인하실 수 있을까?

 

 

어쨌거나 정리하자면,

 

내 글이 팔리거나 누군가 좋아해주길 바라는 작가라면, 나는 최소한 내 작품이 어디에 두면 잘 팔릴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작품이 매우 뛰어난 필력으로 쓰여졌음에도 독자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 생각한다. 아니면 옷을 잘못 입었거나, 그딴 거에 얽매이지 않을래 하셨을 수도 있다.

 

독자를 먼저 생각하고 글을 쓴다는 건 사실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불현 듯 머리 속을 찾아온 재미난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글로 풀어가는 게 작가된 자의 본성이라지만- 외면 받고 내 작품을 몰라준다 우울해 하기 전에- 이야기를 완성하고서 어느 책꽂이에 꽂아 둘 것인가 정도 고려함은 필요하지 않을까.

 

쪼금만, 아주 쪼금만 감안을 하시기를 바라며, 열혈로 가득찬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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