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특성상 초반부터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D
라자루스 증후군.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몇 번이나 있어왔던 현상이라는데 서x라이즈같은 곳에서 본 적 있는듯 하네요.
죽은 사람이 되살아난다. 말만 들어도 참 복잡 미묘한 마음이 드는 문장이자,
모든 이가 한번쯤 꿈꿔봤을 허상이 아닐까요?
여기, 죽은 사람이 되살아남으로 인해 인생이 달라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인공인 나는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죠. 다른 의사들 보다도 많은 생사에 관여할 응급실.
커피 한잔의 여유도 갖추지 못한 채 바삐 움직이던 그는 드디어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갖게 됩니다.
헌데 이런.
그 한잔의 여유는 갑자기 들어오는 한 여성 환자에 의해 깨지게 되어버리죠.
심장 마비를 일으킨 여자 환자는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멎게 됩니다.
몇 번이나 겪어봤음에도 타인의 죽음은, 내가 살리지 못한 생명은 쓰린 법이죠.
문득 떠오르는 죽은 이의 얼굴, 어찌할 수도 없는 안타까움 속에서 그녀는 말 그대로
기적처럼 되살아납니다.
되살아난 그녀의 이름은 다혜. 그녀는 되살아나기 전부터 되살아나고 나서까지
나의 마음 속을 헤집는 여자였죠. 당연한 수순인 것 처럼 그와 그녀는 사랑에 빠지고
의사가 되어 메말라버린 마음을 채워주며 두 사람은 사랑을 키워갑니다.
허나 한번 죽었던 사람이 두번 죽으라는 법은 없겠죠.
다혜는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 행복할 때 가장 악몽과 같은 모습으로 죽어버립니다.
마치 내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 가장 끔찍한 절망을 선사하듯 말이죠.
본 작품은 참 단순하면서도 소름끼칩니다. 만약 그녀가 되살아나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의사로서 무미건조한 삶을 살겠죠.
만약 그가 그녀의 전화번호를 받지 않았다면 둘이 연인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럼 둘은 이어지는 일 없이 행복할 일 없이 평범한 오늘을 살고 있을 테죠.
선택이 결과를 가져오는 건 당연합니다만, 그 결과가 끔찍할 수록 참…
이야기라고 해도 절망적인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다혜가 다시 살아나지 않았다면 내가 그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할 일도 없었을 테고,
미쳐버릴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기적은 자주 일어나지 않기에 기적인 것이고, 기적이 끝난 자리에 남는 것은 절망과 광기 뿐이었던.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제게는 다소 씁쓸함을 남긴 작품
이상 라자루스 증후군의 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