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글솜씨는 영 없지만 주릴뽕이 차올라서 의식의 흐름대로 등장인물 주릴을 찬양하는 주절거림을 짧게 올려볼까합니다. 초반부 주릴이 마을을 벗어나기 전까지의 내용과 등장인물과 호의를 주고 받는 다는 것은 언급하지만 자세한 스포는 되도록 적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저는 독서량이 많진 않지만, 못생겼다는 설정의 여자 주인공은 많이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소설에서 못생겼다는 설정이어도 실사화 등에서는 어마무시하게 예쁜 주인공들이 대다수였고, 못생기다 못해 사람이 보았을 때 흠칫할 정도로 기괴한 얼굴의 소설 여주인공은 생소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호감을 느끼니 대게 주인공은 예쁜 게 좀 더 호감사기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구요.
그런데 시작부터 검은 숯덩이 모습으로 나온 주릴은, 또 다른 인물인 네키르엘을 만날 때도 여전히 기괴하게 생긴 모습입니다. 그런 주릴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당연하면서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당연스럽게 혐오스럽게 생겼고 이해되지 않는 주릴을 미워하죠. 사람은 외모로, 그 사람의 어쩔 수 없는 선천적 특징으로 쉽게 미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태어난 게 죽어야 될 괴물 취급을 받을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예의에 대해 배운 사람들은 인간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예의인 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릴은 그런 모습이어도 다른 인물에게 호의를 얻어내게 됩니다. 악의밖게 못 받아 뾰족하던 주릴도 호의를 받는 만큼 태도가 조금씩 변하는 걸 볼 수 있었죠. 마을 사람들은 주릴을 괴물이라고 멀리했지만, 주릴은 마을 사람들 보다 인간적이고 덜 괴물 같았습니다. 그리고 서툴지만, 호의를 주는 주릴이 너무 사랑스럽고, 인간적인 교류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며 위로가 되었네요. 네키르엘하고 티키타카할 때 진짜 너무 재밌고 그 나이대 청소년 같아서 좋았습니다.
주릴이 죽을 수 없어서 살아가는 모습은 비인간적이면서도 매우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고 생각해요. 세상은 자신에게 악의가 가득 차 있고, 사는 게 귀찮지만, 죽지 못해 살아가는 모습에서, 한국인이 입에 달고 다니는 회사 가기 싫어 죽겠지만 그래도 살기 위해 회사를 가는 슬픈 직장인들이 겹쳐 보여요.(주릴이 처한 상황에 비해서는 너무 가벼운 비유인 것 같긴합니다만…) 극한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주릴의 모습은 찬란하고 눈이 부셔서, 저도 모르게 감동하고 같이 웃게되고 정신없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정주행을 끝내고나니 주릴을 내 새끼보는 듯한 엄빠미소를 지으며 흐뭇하게 보게 되더라구요. 주릴의 좋은 머리도, 강단있는 성격도, 의리있는 성격도 좋지만 열심히 사는 주릴의 찬란한 모습이 제일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다른 인물들의 좋은 점도 너무 많은데 스포가 가득한 발언만 쏟아낼 거 같아 자제해 봅니다. 인간적이시고 찬란하신 주릴님의 찬양은 이만 줄이고, 짤막한 주세탑 찬양글을 남기고 마치겠습니다.
작가님께서 창조하신 독자적인 세계관과 그 디테일함 정말 사랑합니다. 게다가 다루기 어려운 요소를 가진 캐릭터를 잘 벼려내어 내 새끼로 만드시는 작가님의 솜씨도 너무 감탄스럽습니다. 조연들도 엄청 많은데 다 독특하고 하나같이 인상깊어서 뇌리에 남네요. 특히 요정들의 사고방식이 인간과 다르다는 점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도 너무 납득가고 흥미롭습니다.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하지만 납득가게 설명해주시는 부분이 너무 좋아요!
이야기 전개도 아주 롤러코스터 타는 거 같습니다. 스릴넘치는 장면은 그냥 심장을 뚝 떼었다가 돌려주시는 거 같아요. 사건이 진행될 수록 제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시는데 주행 솜씨가 아주 기가 막히십니다. 아직도 모 캐릭터가 표면으로 나왔던 사막에피소드가 뇌리에 박혀있어요. 그때의 충격이란… 롤러코스터를 타 본적 없지만 롤러코스터가 급강하할 때 느끼는 심정이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장면들도 정말 놀이공원에서 다양한 기구를 탄 기분이랄까요. 스릴 넘치고 재밌는 장면이 많았지만 모두 언급하면 짤막한 글이 안될테니 자제하겠습니다.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지만 차오른 주릴뽕을 주체못하고 주절거려 보았습니다. 제 주절거림을 다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감사합니다! 그리고 주세탑 출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건필하세요,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