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기도합시다. 공모(감상)

대상작품: 자교(自敎) (작가: 민진, 작품정보)
리뷰어: 제로, 20년 11월, 조회 18

살자의 반대말은 자살이다. 삶은 거꾸로 죽음을 향해 가는 발걸음이라고, 그러면 그냥 걸음을 멈춰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하루하루 버티다 결국 눈을 감고 잠에 빠지면, 다음날 아침이 되어 일어나 아, 살아남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던 그런 날. 살아남았구나, 하던 감탄사는 안도였을까 절망이었을까. 그럼에도 결국 살아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내가 있다. 우리는 늘 살아남은 생존자 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나 자신 뿐인 것을, 지금의 나는 알고 있다.

우리는 서로의 어제를 다 모르지만 오늘의 나 만큼은 어제의 나를 잘 알고 있다. 나를 잘 아는 것은 나 자신 뿐이다.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 ‘살아남았구나’ 하고 생각하는 내가 있다면 같이 기도하자.

 

“어제의 ‘나’, 고생했습니다.”

“어제의 ‘나’, 미안합니다.”

“어제의 ‘나’, 고맙습니다.”

“내일의 ‘나’, 잘부탁드립니다.”      -자교(自敎) 중

 

입으로 내뱉지 못하더라도 이 기도문을 생각해보자. 오늘이 아무리 막막하더라도 나는 어제의 나보다 하루를 더 살아남은 사람이다. 살아남아준 나를 바라보며 고생했으니 오늘은 내가 살아남아보겠다고. 그래서 내일의 나에게서 이 기도를 듣게될 것을 상상해 보자. 내가 나를 조금만 더 살려보자. 그렇게 살아남다 보면 미래의 ‘나’는 또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기도회 장면에서 ‘나’가 멍하니 사람들을 보던 것처럼 나도 같이 화면을 내리기 힘들었던 경험을 같이 공유하고 싶다.

나는 오늘도 살아남고 있는 중이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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