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추억을 그리워 하는 것일까?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21세기 뮤지컬 로봇이 23세기까지 살아남은 것에 대하여 (작가: lippmarl, 작품정보)
리뷰어: 코코아드림, 20년 11월, 조회 47

유명한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극장판 중 ‘어른제국의 역습’이라는 편이 있습니다. 그 곳에 등장하는 악당은 어른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해서 영원히 과거에 머무르게 하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과거에는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나 ‘슈가맨’ 같은 과거의 가수들을 현재에 불러 그 시절의 노래를 부르거나 현대식으로 편곡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이런 애니메이션 줄거리와 TV 프로그램의 특징은 바로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왜 사람들은 이미 지나간 과거를 추억하고 놓지 못하는 것일까요?

과거에는 현재에서 따라갈 수 없는 그 시절만의 향수가 존재합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사람들 역시 빠르게 살아가게 되었고 그러면서 과거에 존재하던 여유로움은 많이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그러다보니 저마다의 이유로 지쳐가던 사람들은 현재보다 조금 더 마음의 여유가 있던, 그리고 지금은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기억 속에서 보정된 면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추억으로 남은 시간에서 편안함을 찾는 것이 사람들이 위안을 찾는 길 중 하나가 되었다고도 생각합니다.

뮤지컬 로봇 역시 현재(23세기)에서 따라갈 수 없는 그 시절만의 향수를 품은 물건이라 생각합니다. 원한다면 언제든지 홀로그램으로 뮤지컬 배우가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세상에서 어떻게 2세기 가까지 이런 물건이 보존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역시 추억 때문이라 대답할 수 있을 겁니다.

 

“추억의 값어치를, 춤과 노래의 흥을 홀로그램이 대신할 수 있을까?”

 

편리함은 배가 되었지만 홀로그램만으로 따라할 수 없는 향수가 있기에 뮤지컬 로봇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생존은 추억이 남아있는 한, 추억을 되새기려는 사람이 있는 한, 그리고 로봇이 고장나지 않는 한 영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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