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나를 위한 이야기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자교(自敎) (작가: 민진, 작품정보)
리뷰어: 주디, 20년 10월, 조회 58

오늘 하루가 고달플 때면 1년의 기나긴 시간도, 한 달의 시간도 아닌 단 하루만을 기약하게 된다. 멀리뛰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기약할 수 없을 때 당장 오늘 하루의 무탈함만을 기원하게 된다. 하루하루 그렇게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하루의 시작이 일주일의 끝이 되고, 그렇게 반복이 되면 달이 찬다. 어느 시간에는 너무나 기나긴 시간이 고통스럽기도 하고, 때때로 시간이 개미걸음만큼 가지 않고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한다. 그러다 다시 고개를 들면 어느새 훌쩍 뛰어넘는 시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인간이란 말이지, 참으로 기묘한 존재야.”

“무슨 말씀입니까?”

“힘들 때는 신을 찾으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참 가혹하단 말이야.”

“자신에게 가혹하다니요?”

“그렇지 않나. 정작 이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자기 자신인데, 사람들은 유독 그 ‘자신’에게만 자비가 없단 말이야. 오롯이 고난을 이겨내는 존재인데도.” – 자교(自敎) 중에서

 

민진님이 그린 자교(自敎)의 이야기는 어제의 나 보다 내일이 더 나은 나를 위한 이야기 같다. 회사에서 한바탕 호되게 깨지고, 저녁에는 좋아하는 이의 마지막 이별이라니. 한없이 기운이 다운되는 어느 날 그는 멍하니 대교 밑을 내려다 본다. 그러다 한 노인이 그에게 다가온다. 마치 그가 무엇을 생각한지 알고 있는 이처럼. 이러한 클리셰는 영화나 드라마, 책에서 많이 봐왔지만 이것을 어떻게 풀어 놓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한층 달라진다.

 

노인의 발걸음을 따라 그는 한 건물에 들어서고, 3층에 있는 연회장으로 올라간다. 그가 본 다른 세상의 이야기. 저마다 무거운 짐들을 들고 사는 이의 또다른 인생 이야기가 그려진다. 자신이 가장 어려울 때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가 들려오고, 다시 나를 짓눌렀던 삶의 무게를 생각하게 된다.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짐의 무게가 더없이 무거워 질 수 있는지 아니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더불어 민진님의 <자교自敎>를 읽고 나면 오늘 하루를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고, 내일은 이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나를 지탱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든든함이 느껴지는 글이다. 출근 할 때마다 매일매일 읊조리는 이야기를 누군가 옆에서 듣고 있었던 것처럼 등을 토닥이는 것만 같아 뭉클함이 느껴졌다. 휴머니티가 느껴지는 작품이라 내가 조금 더 낮게 느껴질 때마다 꺼내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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