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게, 호러 소설 [이화령] 리뷰입니다. 공모(비평)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이화령 (작가: 이시우, 작품정보)
리뷰어: 후안, 17년 4월, 조회 371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문입니다.

 

어제 이화령의 장황한 리뷰를 쓰다가, 그만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맥주가 문제입니다.)

충격을 가다듬고, 다시 힘을 내어 ‘정말’ 재미지게 읽은 이화령의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얼마 안되지만, 제 리뷰는 모두가 우와하는 글이 아닌, 우연찮게 보고 어멋 내 스탈야 하고 필이 오는 글만 고릅니다.

그리고 정말 지극히 개인 감상을 주절거리는 게 특징입니다. 저는 리뷰란, 호기심이 들어 이 글을 봐야겠다 하고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하나의 장치다 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닥 문체나 문장 플롯등을 비판하는 스탈은 아닙니당 제가 하도 당해서)

그런데 이 소설은 솔직히, 리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아니, 처음부터 별로 관심이 안 갔다고나 할까요? 제목이 이화령이고, 작가님 사진은 뭔가 광년이 포스 풍기는 여자애면, 아 이거 귀신 소설이구나 할 거아녜요.

이화 령! 령이 잖아욧! 저는 귀신 소설인 줄 알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귀신 소설 별로 안 좋아합니다.(현실이 더 지옥이니까) 그래서 montesur 님 (이하 몬테수르, 아니 몬테줘로 칭하겠습니다. 영어 스펠링 치기 귀찮아서요) 의 글을 리뷰해야겠다 했을때, 슬쩍 추천 작품 [신입사원] 쪽을 기웃 했습니다. 그런데 어마무시한 강자분들이 이미 리뷰를 올려주셔서, 싫더라고요. 남들 추천에 리뷰 하는 거 나도 하기 싫었습니닷!

은근 반골 기질이라 저는 정말 잘 안 알려졌는데 이거 괜찮으니 읽어봐요! 하고 싶은 글만 리뷰 합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이화령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어? 귀신 소설 아니네? 어라?

 

이화령 고개 –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과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 사이에 있는 고개.

 

이화령은 실존하는 명칭입니다. 줄거리는 간략하게 정리하면, 체이스 소설입니다. 야 4885 너지? 같은. 살인마가 쫓고, 주인공은 달아나고. 독특하게도 이들의 체이스의 소재는 자전거입니다. 자전거 체이스.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거 굉장히 전문적입니다. 자전거 싸이킹의 묘사가 제대로에요. 여기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은, 이거 작가의 경험이다 아니면 ‘딘쿤츠’처럼 4박5일 틀어박혀 자전거에 대해 공부한다 인데, 후자는 이미 자유게시판에서 언뜻 지나가는 말로 “저는 딘쿤츠 싫습니다” 하고 작가님이 인증했고, 그럼 싸이즈 나오지 않습니까! 작가님의 싸이킹 경험을 토대로 표현한건데, 뭔 말인지 몰라도 술술 읽힙니다. 이건 바로 작가님의 장점인, 자연스러운 문장에 있습니다. 되게 잘 읽힙니다. 몬테줘 님의 다른 글을 봐도 알겠지만 가독성이 굉장히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글을 읽음에 있어서 가독성을 1순위로 뽑아요. 그래서 아주 글이 읽기가 편하고 좋았습니다. 자연스레 전문 지식을 풀어내는데 자연스레 글에 녹아 들어가는 부분 일단 좋았습니다.

그럼 화제를 바꿔서, 왜 이화령이 리뷰공모를 시도 했는데도 아무도 리뷰를 남기지 않았을까요? (응?)

여담인데 저는, 리뷰 공모를 남발합니다. 제 글 보시면 리뷰 공모가 반을 차지합니다. (심지어 리뷰가 5개나 달린 글도 있습니다!) 그런데 공모를 분명히 했는데도 아무도 관심없는 글도 있어요. 그것은 바로 리뷰가 힘든 글이라는 뜻이겠죠. 리뷰가 힘든 글이라, 그렇습니다. 이화령도 마찬가지로 리뷰가 힘든 글인 것입니다. 왜?

색깔을 기묘하게 비틀어버려서 뭔가 평하기 난처하게 만들어 버리거든요.

이 소설은, 음 비유하자면, 버스 운전사가 평범하게 정류장 하나하나 거치더니 갑자기 으헤헤 하면서 100키로로 폭주하다가 가로등 들이받고 잠잠해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응?)

이 글은 분명 처음 읽을 땐 욕을 내뱉으며 분노하는 무쏘 운전자가 지나가기까지 뭔가 일어날 것 같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만약 흔한대로 진행하면 무쏘 운전자와 주인공의 자전거가 서로 부딪히는 대결의 장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런! 맥거핀이네요. 뭔가 자동차와 자전거의 상하관계, 그리고 이화령 고개라는 불온한 분위기를 풍기는 어둠의 장…을 예상하다가 한방 맞습니다.

바로 [이화령의 별]의 등장을 통해서요. 그는 정말 독특하며 대단한 캐릭터 입니다.

이화령 고개는 말 그대로 배경입니다.

[이화령의 별]이 등장하면서 부터, 이야기는 불이 붙기 시작합니다. 저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낀 게 이 [이화령의 별 ]캐릭터가 흔하디 흔한 싸이코 살인마가 아닌, 근육질 마초남이면서 핑크를 좋아하는 중2병 환자라는 설정에 감탄 했습니다. 확실히 캐릭터가 살면 글이 살아납니다. 살인마가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뭔가 심각하게 바뀌는데, 보는 우리들은 긴장하면서도 뭔가 병맛을 느낍니다. (보시면 압니다.) 이 [이화령의 별]은 미친놈입니다. 그런데 뭔가 매력적이에요. 정말 제대로 된 중2병 캐릭터입니다. 이것이 이 글의 본질입니다. 악역의 매력을 제대로 살립니다. 그렇게 손에 땀을 쥐는 체이스를 펼치다가 이 [이화령의 별]은

 

정말 어처구니 없는데, 묘하게 통쾌한, 박수를 치게 만드는, 기가 막힌, 생각치도 못한 결말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 별이 되는 순간이 너무 웃겨서, 빵 터집니다. (아 이거 진짜 영화로 보면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꼭 보세요! 정말 재밌습니다!

 

후기: 여담인데 몬테줘님은 저랑 취향이 비슷 한 거 같습니다. 글을 보면 느끼는데, [저수지의 개]들을 찬양할 거 같고, 견자단의 [일개인적무림]을 보며 이게 제대로 된 액션이지 할 것같고, 뭔가 메카(?)에 매력을 느끼는 것도 그렇고, 아무튼 쌈마이와 b급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훌륭한 작가와 훌륭한 글을 알게 되었다는 기쁨이 큽니다. 다음 작품 기대하겠습니당.

 

이상, 구구절절 주구장창 나불나불 리뷰였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욧!

 

정말 재밌습니다. 리뷰 보시는 분들은 꼭 한 번 이 글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마치 영화로 치면 타란티노의 데뷔작같은, 그런 센스있는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몬테줘 님의 작가 소개를 보면, 쌈마이를 지향합니다 하고 기재되어 있는데 저도 영화를 좋아하니 만큼, 계속 타란티노 생각이 드는 건 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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