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예전에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을 찾아 읽었을 때 인상에 깊이 남았던 단편소설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 찾아읽겠다 생각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읽게 되었네요. 소설을 다 읽고 난 뒤 느꼈던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현실이 느껴지는 고단함에 대한 스트레스와 그에 따른 슬픔 같은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소설 속 주인공의 상황처럼 극단적으로 나가는 경우가 흔할 것 같지는 않으면서도 소설 속에 그려지는 주인공의 고충은 어느 정도 현실에 있을 법 하기에… 그리고 주인공이 미쳐버린 상황 자체가 자신이 저지른 실수 때문에 죄의식과 가책을 느끼다 저렇게 되어버린 상황이라 주인공한테 마냥 손가락질만 하기도 뭐한 경우에요. 물론 소설 속에 그려지는 상황 자체는 객관적으로 보면 끔찍한 것은 맞지만요.
예전에 본 어떤 일본 원로 공포만화가의 인터뷰 중에 공포 장르는 사회의 약자들, 약한 사람들의 원통한 처지를 돌아보고 (비록 공포 장르 특유의 비틀림은 있을지 언정) 그려야 하기 때문에 휴머니즘에 가까운 장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비틀릴 정도로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이 단편 <이른 새벽의 울음소리>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공포물 중에서는 대놓고 슬픈 이야기라고 내세운 것들보다 더 사람 마음 아프게 하는 이야기들이 있더라고요.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애도 키워보지 않은 입장이지만 어쩌다 살고 있는 주변에 어린이집도 많고 아이를 키우는 집들이 많아서 아이들이랑 놀아주는 부모와 말 안듣는 아이들과 기싸움하는 부모들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느꼈던 것은 사람들이 가볍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아이 키우는 것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건 그냥 제가 어릴 적만 생각해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데, 착하지도 않고 특출나지도 않은 성격나쁜 딸내미를 키워야 하는 우리 부모님은 어떤 심정이었을지 지금에서야 이해가 가는 상황. 좀 더 어릴 적에는 어린 아이들 편에서 바라보는 일을 지금은 애를 낳아 키워본 적 없음에도 부모의 시점에서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