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G에 가입하고 처음 접한 작품이 이사금 님의 <괴담 : 기묘한 이야기>였습니다.
첫 클릭을 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제가 괴담을 좋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제목부터 제가 좋아하는 <괴담> <기묘>가 둘다 들어가있으니
그야말로 저를 위한 글이겠거니 싶어 읽기 시작했고 어느새 새 에피소드를 기다리고 있는 독자가 되어있네요.
괴담 : 기묘한 이야기는 괴담판 배스킨라빈스31 같습니다.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이렇다! 라고 단언하기보다,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다!’라고 하겠습니다.
1화 <터널에서 일어난 일>에서는 평온한 일상이 어느 순간부터 낯선 것이 되어버리는 이야기,
34화 <기어다니는 것>에서는 인간이 아닌, 본능이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존재가 바닥을 기어오고,
36화 <착한 아이의 삶과 죽음>에서는 ‘널 위해서’라고 포장된, 그러나 ‘날 위해서’ 높게 세워진 허들에 대하여…
최근작 47화 <귀접>에서는 흔한 깨어보니 꿈이었다 류 결말을 비틀어 끝맛 개운한 괴담을 쓰기도 하셨습니다.
인간에 대한, 인간이 아닌 존재에 대한,
인간이 만든 사회에 대한, 인간이 어쩔 수 없는 현상에 대한,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괴담>의 구조를 통해 풀어나가려는 이사금 님의 글을 따라가며
저 또한 ‘맞아, 이런 글은 이런 맛이야.’ 혹은 ‘이건 아쉬웠어! 그러나 작가님은 내 생각처럼 쉽지만 뻔한 연출보다는
저러한 방식으로 실험해보고 싶으셨던걸꺼야’ 와 같이 한 명의 독자로 돌아가 매 화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한 가지 인상 깊고 작가님을 응원하고 싶은 특징은
가장 풀어내기 어려운데 취급은 박한 <사람인데 사람이 아닌 것> 소재를 다루기 위해 고군분투하신다는 점입니다.
하도 귀신 이야기가 많아 귀신 이야기 다루기 참 어려운데… (사랑노래 뻔하다지만 그런 노래 짓기도 부르기도
제맛 살려하기 참 어렵듯이) 작가님은 다양한 소재와 접근방식을 통해 이렇게도 다뤄보고, 저렇게도 다뤄보십니다.
어쩔 땐 물귀신… 어쩔 땐 형체만이 기어오는 등 말이죠.
모두에게 익숙한, 심하면 ‘뻔하다’고 처음부터 패널티를 가지고 시작할 수도 있는 소재를 피하지 않고
두루두루 정통적인 방법을 통해 다뤄보려 하시는 점은 독자이자, 같은 호러 장르를 쓰는 아마추어이기도 한
제가 반드시 배워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7월 10일 에피소드 1화를 시작으로 9월 16일 현재 47화까지 나와있는데,
20~25매 사이의 단편을 1~3일 간격을 두고 꾸준히 써오신 점도 참 좋았습니다.
장사꾼이든 농사꾼이든 무언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 파는 사람들은 평일도 없고 주말도 없어야
성공한다는데, 작가님께서는 그런 성실함을 창작에 대해 쏟고 계시니 지금이 밭이라면 언젠가 숲을
이루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툰 리뷰였습니다만,
꾸준히 읽고 있는 독자 중 한명으로서 지금과 같은 성실함으로 앞으로도 밭을 잘 가꾸어 주시기를
바란다는 마음 전하고자 한 소절 남겨봅니다.
<괴담 : 기묘한 이야기>,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 브릿G의 다음과 같은 독자님들께 추천
1. 일정 분량의 단편이 꾸준하게 올라오길 바라는 독자
2. 다양한 주제의 기묘한 이야기를 읽고 싶은 독자
3. 단편의 속도감 있는 기승전결로 <괴담> 스타일의 글을 읽고 싶은 독자
4. 오컬트/미스터리/사건사고 등 호러 장르 전반에 걸친 다양한 연출을 좋아하는 독자